차윤아가 나에게 연락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녀가 이 정도로 절박해졌다면, 그녀의 형편없는 남편에게 진절머리가 났다는 뜻일 것이다.
오랫동안 바이크 외에는 운전해본 적이 없었지만, 그녀의 전화를 받고 차고에 있던 트럭을 꺼냈다.
도로 옆에 주차된 빨간 차 옆에 내 트럭을 세웠다. 지평선 너머로 해가 지기 시작한다. 차윤아는 운전석에서 즉시 뛰어나와 뒤쪽으로 달려갔다. 먼저 기저귀 가방을 잡고, 그 다음에는 카시트를 꺼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제대로 보고 있는지 확인했다.
진짜다. 저건 빌어먹을 카시트다.
트럭에서 내려 그녀의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녀가 내 뒷좌석에 카시트를 고정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몰랐지만, 핑크색 옷을 입고 작은 소리를 내는 진짜 아기를 만날 줄은 몰랐다.
아마도 그녀의 조카일지도 몰라,
나는 조용히 생각했다.
차윤아를 마지막으로 본 지 3년이 지났는데, 그녀는 정말로 성숙해졌다. 그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녀는 마치 생존을 위해 싸운 듯 지쳐 보였다.
그리고 내 직감으로는 그녀가 정말로 싸워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검은 후드티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녀의 짙은 곱슬머리는 헝클어진 번으로 묶여 있고, 몇 가닥이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그녀의 개암색 눈 아래에는 다크서클이 자리잡았다. 그리고 내가 관찰력이 뛰어난 놈이 아니라면, 그녀의 볼에 자주색 얼룩을 어설프게 가린 화장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 광경에 내 피가 끓는다. 차태경의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다. 우리는 그녀를 진작에 구할 수 있었다. 그녀가 자발적으로 떠나지 않았다고 해도 상관없다. 그 자식을 죽이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왔을 것이다.
차윤아는 앞좌석에 뛰어들어가고 빠르게 안전벨트를 맸다. 그녀의 무릎이 불안하게 떨리고, 나는 내 자리에 다시 앉으면서 그녀가 입술을 깨무는 것을 봤다.
"이제 떠나도 돼?"
그녀는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왜 차를 도로 옆에 두고 가는 거지?"
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내가 충분히 압박하면 그녀가 솔직하게 말할지 궁금했다. 우리는 언제든 그녀의 집에 들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어차피 폭력을 휘두른 지 며칠이 지났으니.
"고장 났어."
그녀가 대답했지만, 나는 그 목소리에서 놓칠 수 없는 불안의 기운을 느꼈다.
"뒤에 점프 케이블이 있어. 그냥-"
"엔진이 고장 났어. 배터리가 아니라."
그녀가 급히 말을 끊었다.
"견인차를 불러줄까?"
나는 그녀가 점점 더 초조해지는 것을 느끼며 물었다.
그래, 그녀는 거짓말하고 있다.
"아니, 괜찮아. 성호가 집에 돌아오면 차를 가져갈 거라고 했어."
그녀는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내뱉었다.
"그녀석에게 전화해서 확인할래?"
"아니, 괜찮아."
그녀의 절박함이 점점 더 드러나고 있지만, 그녀는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는 게 느껴진다.
나는 그 노력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어딘가 가야 할 곳이 있나, 야옹아?"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개암색 눈으로 나에게 조용히 애원했다. 보통은 그녀를 괴롭히는 걸 즐기지만, 그녀가 내 집에 안전하게 있을 때까지는 그걸 아껴두기로 했다.
나는 고속도로로 다시 나서며, 그녀와 뒷좌석의 카시트를 번갈아 쳐다봤다.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그래서, 저 애는 누구야?"
나는 무심하게 물었다.
"지유."
그녀가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내 딸이야."
흥미롭군.
차태경이 그녀가 아기를 가졌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던 것 같다. 사실, 그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대화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통화는 대개 5분 이내로 끝났다.
차태경 녀석의 엉덩이를 걷어차줘야 했다. 그게 바로 그가 필요로 했던 가장 큰 경고 신호였을 텐데.
"몇 개월이야?"
나는 감정을 억누르며 물었다.
"7개월."
나는 꼬맹이들을 싫어한다. 내가 그런 애를 가질 거라 상상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질투와 분노가 여전히 속에서 끓어오른다. 김성호는 그녀를 처음으로 건드리고, 임신시킨 놈이다. 운 좋은 자식. 그건 내가 할 일이었는데. 하지만 이주호와 나는 십대 때 약속을 했다. 우리 둘 다 그녀를 좋아하니, 둘 중 누구도 그녀를 가지지 않기로.
"그녀는 너를 닮았어. 너의 곱슬머리를 가졌네."
차윤아는 약하게 미소지었다.
"그래, 맞아."
우리가 차를 몰고 가는 동안, 나는 그녀의 눈이 사이드 미러를 향해 자주 움직이며, 남편이 우리를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을 봤다. 그녀의 어깨에 있던 긴장이 우리가 그녀의 차와 거리를 더 벌릴수록 서서히 풀어졌다.
마침내 그녀는 시선을 나에게 돌린다, 그래야 할 곳으로.
"그래서, 차태경은 어디 있어? 오빠가 아직 나에게 전화하지 않았다는 게 놀라워."
나는 툴툴거렸다.
"요즘 그녀석을 많이 보지 못했어. 아무래도 클럽에서는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나니까. 곧 너에게 전화할 거야."
우리 회장님도 자기 일로 바쁜 게 있다. 하지만 그가 나에게 누군가를 처리하라고 문자를 보내면, 나는 질문 없이 그 일을 한다. 그게 내 일이니까, 그리고 나는 그 일을 정말 즐긴다.
차윤아는 코웃음을 쳤다.
"너는 '조직'이라고 발음했어야 했어. 솔직히 말해서, 그건 조폭이야."
나는 그녀의 말투에서 경멸을 느끼지만, 그녀는 우리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게 바로 차태경이 원했던 것이다. 그녀를 무지한 작은 고양이로 남겨두고 싶어했고, 나는 그와 논쟁할 시간이나 에너지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사실, 그 주제로 아주 금방 논쟁하게 될 것 같다.
"마트에 잠깐 들를 수 있을까? 필요한 게 좀 있어."
차윤아가 다시 긴장된 목소리로 묻는다.
"물론."
나는 가장 가까운 마트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이 항상 꽉 차 있기 때문에 주차장 중간쯤에 주차했다. 차윤아는 트럭에서 빠르게 뛰어내리지만, 문을 닫기 전에 내가 소리쳤다.
"뭔가 잊은 것 같은데!"
그녀가 눈살을 찌푸린다.
"뭐?"
나는 카시트를 가리키며, 속이 불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애를 여기 두고 가는 거야?"
"응, 지유는 자고 있어."
그녀는 그녀의 이름을 강조하며 말했다.
"금방 올게. 그녀가 얼마나 오래 자는지 놀랄 거야."
나는 그녀가 가게로 달려가는 것을 보며, 그녀의 꼬맹이와 단둘이 남겨졌다. 내가 뭘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차윤아가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지유가 울기 시작한다.
젠장. 그냥 무시하고 놔두면 되는 걸까. 아마도 그녀는 결국 울다가 다시 잠들겠지.
울음소리는 빠르게 커지고, 더 요구가 강해진다.
빌어먹을. 알겠어.
마지못해 나는 뒤로 손을 뻗어, 묶음을 풀기 위해 애쓰며 그녀를 좌석에서 꺼냈다. 찡그리며 어색하게 그녀를 팔에 안자, 그녀는 즉시 울음을 멈추고 내 가슴에 안긴다.
젠장, 이게 싫다. 왜 그녀가 그냥 데리고 가지 않았을까?
그 꼬맹이가 나를 올려다보자, 나는 그녀의 눈이 차윤아의 눈과 같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 분명 그녀의 아이야. 그리고 불행히도 김성호의 DNA도 섞여 있다.
그녀의 작은 손가락이 내 셔츠를 잡았고, 나는 가슴에 뭔가가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내가 아까 먹은 큰 햄버거가 내 동맥을 막고 있는 걸지도. 그게 무엇이든, 나는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주차장을 둘러보며 위험이 없는지 확인한다.
다시 주의를 끄는 소리에 그녀를 내려다보며 찡그린다.
"봐, 꼬맹이. 우리 쿨할 수 있어, 하지만 내 길을 막지 마. 너희 엄마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어, 오늘 밤에 해결할 계획이야."
그녀는 대답하듯이 옹알거렸다.
"좋아. 우리가 서로 이해한 것 같아서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