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용과 호랑이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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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단 하나의 색깔밖에 볼 수 없었다. 전쟁의 색,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목소리의 색, 모든 인간이 보기를 두려워하는 색— 붉은색. 짙고 붉은 피가 사방에 흘러넘쳤다. 땅 전체가 사람들의 피로 뒤덮여 있었다. 머리가 어지럽고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 주위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눈은 반쯤 감긴 상태였지만, 왕의 죽음을 목격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는 우리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 할 수 있는 한 그를 보호하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군인이 아니었고 도살 기계 같은 적과 싸울 만큼 강하지 않았다. 나는 쓰러졌고, 천천히 의식을 잃었다. 눈을 감기 전에 한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의 어두운 기운은 전장에 비치는 햇빛을 가릴 만큼 강했다. 그래, 우리는 전쟁 중이었고, 우리는 전투에서 졌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눈을 뜨려고 애썼지만, 결국 몇 초 만에 의식을 잃고 말았다. “엠마, 일어나.”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며 몸을 흔들었다. 내 머릿속은 내 잠을 방해한 사람을 꾸짖고 있었다. “엠마, 일어나!” 이번에는 또렷하게 들렸다.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나는 눈을 뜨려고 했지만, 눈꺼풀은 여전히 무거웠다. 천천히 눈알을 굴린 후 다시 한번 눈을 뜨려고 노력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네가 돌아왔구나!” 어머니는 내 이마에 입을 맞추셨다. 눈을 완전히 뜨자, 내가 지하 감옥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곳은 오래되고 버려진 거미줄로 뒤덮인 크고 어두운 방이었다. 벽에는 오래된 핏자국이 있었고 바닥에는 바퀴벌레들이 기어다녔다. 넓은 철문은 지하 감옥을 더 끔찍하게 만들었다. 그들의 지하 감옥은 그들처럼 끔찍하고 그들의 영혼처럼 어두웠다. 용들의 왕은 무자비한 자였다. 그는 자기 왕국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모든 땅, 성, 왕국을 점령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노예로 삼았다. 지하 감옥은 사실 우리에 더 가까웠다. 이곳은 붙잡힌 사람들을 수용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와 같은 많은 여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일어서려고 했지만, 손은 등 뒤로 묶여 있었고 다리는 쇠사슬로 묶여 있어서 꼼짝할 수 없었다. 손을 움직일 때마다 밧줄이 손목을 깊이 파고들어 고통스러웠다. “어머니, 아버지는 어디 계세요?” 나는 지하 감옥에 여자와 아이들만 있고 남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이 남자들을 따로 가두었다고 생각하며, 포로들을 자세히 관찰했다. 모든 여자와 아이들은 쇠사슬로 묶여 있었고, 그들은 상처와 마른 핏자국으로 끔찍해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어머니가 울기 시작했다. “왜 그러세요, 어머니? 왜 우세요? 말씀해 주세요.” 본능적으로 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않아. 돌아가셨어, 엠마.”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의 말은 천둥처럼 내 머릿속을 때렸다. “무슨 말씀이세요?” 목소리는 속삭이듯 나왔고, 심장은 쿵쾅거렸다. “전장에서 돌아가셨어, 엠마. 네 아버지는 용 왕자에게 살해당했어.” 어머니가 설명하자,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목이 메었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아니요! 그럴 리가 없어요, 어머니!” 목소리가 지하 감옥에 울려 퍼졌다. “엠마, 조용히 해. 그들이 우리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들으면, 우리를 죽일 거야.” 우리와 다른 왕국 출신의 누군가가 부드럽게 조언했다.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졌고, 가슴이 아파 큰 소리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엠마, 제발 조용히 해, 내 딸아. 그들이 와서 우리 모두를 죽일 거야.” 어머니가 말했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 된 걸까?! 우리는 자유롭게 울 수조차 없었다. 우리는 모든 감정을 숨기고 그들에게 맞춰 춤을 춰야 했다. 모든 것이 증오스러웠다. 그들 모두를 죽일 것이다. 용 왕자가 내 아버지를 죽였다. 절대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바닥에서 흐느끼고 있을 때, 갑자기 지하 감옥 문이 열리고 자물쇠에 열쇠가 들어가는 금속 소리가 들렸다. 우리의 운명이 이 왕국에 묶일 것이라는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누가 오는지 보기 위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몇 명의 드워프들이 병사들과 함께 지하 감옥에 들어오고 있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엠마, 고개 숙여!” 어머니가 속삭였지만, 듣지 않은 척했다. 그렇게 많은 경비병과 삼엄한 경비를 대동하고 지하 감옥에 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고 싶었다. 고개를 숙인 다른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나만이 혼자 고개를 들고 있었다. 누구든 지하 감옥 문을 통해 들어오자마자 나를 볼 수 있었다. 모두 방에 들어온 후, 마지막 사람이 지하 감옥에 들어왔다. 그의 기운은 방에 이상한 열기를 가져올 만큼 강했다. 그가 방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이 마주쳤다. 나는 잠시도 눈을 피하지 않았고, 이상하게도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푸른 눈은 영혼 깊숙이 파고드는 것 같았다. 한 번의 눈 맞춤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의 입술은 다물어져 있었고 턱은 경직돼 있었다. 그의 긴 목과 날카로운 콧날은 그의 모습에 완벽함을 더했다. 그는 검은색 가죽 부츠, 모직 바지, 그리고 쇠사슬을 덧댄 검은색 외투를 입고 있었다. 갑자기 벽에 고정된 횃불에 불이 붙었다. 그의 기운은 횃불보다 더 강력했다. 횃불 불빛이 눈에 닿자 나는 눈을 깜빡였다. 한 병사가 우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전하, 오늘 우리가 붙잡은 포로들입니다.” “알겠다.” 그는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말했다. “왜 내 아버지를 죽였어?” 나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내 질문은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그의 표정은 달라지지 않았고, 그의 눈은 여전히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당신은 살인자야!” “엠마, 제발 진정해, 딸아.” 그에게 소리치자, 어머니는 흐느끼며 나에게 속삭였다. “어떻게 감히 전하께 그런 말을 하느냐? 용서해 주십시오, 전하. 제가 그녀를 잘 가르치겠습니다!” 거대한 코를 가진 드워프 중 한 명이 내 앞으로 뛰어들어 내 뺨을 세게 때렸다. 맞은 곳이 따끔거리기 시작했지만, 순식간에 온몸과 얼굴이 드워프의 피로 뒤덮였다. 충격에 휩싸여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눈앞의 광경에 온몸이 두려움에 휩싸였고,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드워프의 머리는 바닥을 굴러다녔고, 나를 향해 들었던 손도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 있었다. “난 이야기하는 동안 방해받는 것을 싫어해.” 그가 단호하게 말하면서, 피 묻은 손을 닦은 흰 손수건을 병사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큰 걸음으로 내게 다가와 내 앞에 멈춰 섰다. 나는 쇠사슬 때문에 일어설 수 없었기 때문에 그가 내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꿇고 손가락으로 내 턱을 들어 올렸다. “뭔가 말하고 있었지. 다시 말해봐.”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내 아버지를 죽였어! 당신은 살인자야!” 나는 그의 얼굴에 독설을 퍼부었다. “입이 무섭군, 호랑이같이. 바로 앞에서 드워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고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 건가?” 그는 얼굴에 비웃음을 띠며 조롱했다. 얼마나 이상하면서도 놀라운 일인가. 그는 나에 대한 분노를 조금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쩌면 나에게 더 큰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당신은 살인자야. 나는 당신이 두렵지 않아. 당신이 내 왕국과 백성에게 저지른 끔찍한 일들을 생각하면 신을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당신이지.”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경고했다. 순간 그의 푸른 눈이 붉게 변했고, 나는 내가 그 드워프와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만! 곧 나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호랑아.” 그는 일어나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때, 갑자기 한 여자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악!” “엠마, 그녀가 도움이 필요해!” 어머니가 말하자, 나는 고개를 돌려 상황을 확인했다. 그녀는 우리 왕국 출신은 아니었다. 그녀는 임신 중이었고 곧 아기를 낳을 것 같았다. “무슨 일이지?” 내 앞에 있던 그가 물었다. “당신도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면, 그녀가 임신 중이고 곧 아기를 낳으리라는 것을 알 텐데요. 그녀의 양수가 터졌고 내 도움이 필요해요.” 나는 그에게 단번에 설명했다. “도울 줄 아는가?”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그녀는 왕실 간호사였습니다, 전하.” 어머니가 나를 대신해서 그에게 알렸다. “가서 그녀를 도와라. 필요한게 있나?” “깨끗한 옷, 따뜻한 물, 그리고 탯줄을 자를 날카로운 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와 몇몇 여자들을 이 쇠사슬에서 풀어줘서 그녀를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나는 단번에 말했고, 그는 몇 초 동안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말하는 대로 해라. 아기를 낳도록 도와라.” 그는 병사들에게 명령했고, 그들 중 한 명이 재빨리 앞으로 나와 우리의 쇠사슬을 풀었다. 쇠사슬이 풀리자마자 나는 편안함을 느꼈고 손목을 몇 번 문질렀다. “그녀가 요청한 물건들을 빨리 가져오도록 해!” 그는 다른 병사에게 지시했다. “알겠습니다, 전하!” 병사는 그에게 고개를 숙이고 서둘러 물건들을 가지러 갔다. 그 낯선 남자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푸른 눈으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여긴 볼 게 없어요. 출산 준비를 할 테니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그를 흘겨보며 약간 날카롭게 말했다. “말조심해라, 호랑아.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에게 명령할 권리가 없어. 나는 여기 왕자이고 이 성의 모든 것은 내 명령 아래 움직이지. 네가 아직 살아있는 것은 내가 원했기 때문이고, 내가 원한다면 너는 죽게 될 거다, 알겠나? 그럼, 이제 네 일을 해라. 나는 여기서 지켜볼 테니.” 그는 내게 말한 후 지하 감옥 문 근처에 섰다. 그렇다면 그가 왕자겠군, 용 왕자! 병사는 필요한 물건들을 가지고 돌아왔고, 두 명의 하녀가 뜨거운 물통을 지하 감옥으로 가져왔다. 나는 재빨리 따뜻한 물로 손을 씻고 그녀를 옷으로 덮었다. “출산이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려라.” 그는 드워프들과 병사들을 밖으로 보내고, 혼자 지하 감옥 안에 남았다. 그의 어두운 기운과 시선이 나를 향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출산에 집중해야 했지만, 가끔 그를 볼 때마다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고, 그럴 때마다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제 힘을 줘야 해요. 심호흡하고 계속 힘을 주세요.” 나는 그 여자에게 조언했다. 그녀는 내가 지시한 대로 했고, 약 한 시간 동안 힘쓴 후 마침내 아름다운 여자 아기를 낳았다. “아기가 참 예쁘네요.” 탯줄을 자르자, 아기가 울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에게 아기를 건네주고 손을 씻었다. “남편은 어디 있나요?” 손을 닦으며 그녀에게 물었는데, “그는 전장에서 죽었어요.” 그녀의 대답은 누군가 내 심장을 찌르는 것 같았다. 피가 끓어올랐고, 그에게 화가 나서 돌아섰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 없었다.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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