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선은 나를 밀어내고 방 한쪽에 놓인 술병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 술은 양의선이 사온 것이었다. 양의선은 나를 자주 찾아왔다. 아주 자주. "너도 안 좋은 거 알잖아. 근데 왜 담배 피우는 거야?" 양의선이 나를 보며 말하고 술을 잔에 따랐다. "안 좋다면서 왜 오빠는 피우는 건데요?" 나도 물었다. 양의선도 피우니까,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있나 싶었다. "난 남자잖아, 이하린." "그럼 여자는 피우면 안 된다는 거야?" "너 정말 고집 세다...!!" 양의선은 나를 노려보고 술을 한 잔 비웠다. 양의선은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말했다. "윤가의 일에 대해서 내가 뭐라고 했지? 너는 내가 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긴 하냐, 이하린!!" 쾅. 양의선은 잔을 세게 탁자에 내려놓고 나를 노려보았다. "왜 나 같은 사람을 신경 쓰는 건데요? 이미 여자친구도 있고, 졸업하면 약혼할 거잖아요." 나는 감정 없이 말했다. 사람들은 내가 감정이 없다고 말한다. "너 알고 있었어?" 양의선은 당황한 듯 보였다. "누가 몰라요... 소문이 워낙 커서 학교 전체가 다 알잖아요." "난 약혼하기 싫어." 말을 마치고 양의선은 연달아 술을 세 네 잔 마셨다. 취할 걱정은 전혀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약혼을 하고 싶든지 말든지, 전 알고 싶지 않아요." "너와 윤가의의 일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어, 이하린." "내가 그와 엮이지 말라고 했잖아." 양의선은 단호하게 말했다. "이 얘기 하러 온 거면 돌아가요. 돈 돌려줄게요." 나는 전화를 집어들어 버튼을 눌렀지만, 양의선이 전화를 빼앗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