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회견은 민혁이 기대했던 대로 진행되었다. 모든 질문이 해결되고 답변이 이루어졌다. 물론, 일부는 매우 불쾌한 발언을 했지만, 나는 침착함을 유지하며 민혁이 모순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했다. 심지어 질문이 공격적이거나 고통스러울 때도. 내가 하지 못한 결혼에 대해 슬픔을 보여선 안 됐다. 대신 민혁과 내가 진심으로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는 명예훼손성 정보를 유출한 자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 선언했다. 이로 인해 기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마 이 역시 그들을 조금 더 온순하게 만드는 전략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아파트로 돌아왔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민혁은 정말 훌륭한 연기자였다. 그의 말 하나하나가 나를 특별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듯 느끼게 만들었다. 그의 늘 진지하고 위엄 있는 태도와는 또 달랐다. 민혁은 정말 인상적인 남자다. 그의 탄탄한 체격, 거친 얼굴, 그가 나를 볼 때마다 반짝이는 욕망. 이 모든 것이 진짜라고 믿기 어렵지 않았지만, 나는 이것이 단지 계약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얼굴이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 일 있어요?” 그가 아파트로 돌아가면서 침착하게 물었다. “모르겠어요. 별일은 없는데, 뭔가 달라요. 너무 빠르게 모든 게 변해서 조금 어지러운 기분이에요.” 솔직히 대답했다. “삶이 이렇게 빠르게 바뀌는 건 분명 무서울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변화가 당신에게 더 나은 방향으로 작용할 거예요.” 그가 나를 편안하게 해주려 애쓰며 말했다. 정말 감탄스러웠다. “단 며칠 만에 결혼을 약속했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