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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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학년 가을학기가 종간 된지도 벌써 한달이나 지났지만 자유와 젊음을 즐기느라 집에 내려 올 생각이 없는 아들을 본가로 불러들이기 위해 나여진이사장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결혼 십년 만에 어렵게 낳은 우빈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입학을 하는 대신 학기가 종강되면 본가로 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했지만 엄마가 연락하지 않으면 알아서 귀가하는 일이 없었기에 이렇게 매번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본가로 돌아오라고 내려오라고 경고를 하는 것이 그녀가 중요하게 하는 일 중 하나였다. 아침 여덟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일어나지 않았는지 전화벨이 한참 울리고 나서야 전화가 연결되었다. 지난 밤에 얼마나 마셨는지 짐작하게 하는 거칠고 건조한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에서 까칠한 말이 들려오자 나여진이사장은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미간을 눌렀다. “어제 늦게까지 논거 알면서 왜 아침부터 전화야” 저를 수행하는 경호원이자 아버지 정보원으로 제 옆에 붙여있는 최순길 전화인줄 알고 귀찮고 짜증난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며 우빈은 투덜거렸다. “차우빈!” “아..” 차분한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가 귀에 꽂히자 이불속에 누워있던 우빈은 머리가락을 쓸어 넘기며 정신을 차리고 몸을 움직였다. “어제는 얼마나 마셨길래 목소리가 그 모양이야” 고저 없이 나긋한 목소리로 저를 혼내는 엄마 목소리에 몸을 일으킨 우빈은 침대헤드에 몸을 기대어 앉으며 아침 일찍 왜 전화를 했는지 물었다. “아침 일찍 어쩐 일이야?” “아침 일찍은.. 아홉시면 회사에서는 일을 시작하는 시간이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시간이야. 어제도 밤새도록 술 마신 거야?” “새벽까지 여자랑 노느라 잠이 부족해서 목소리가 그런 거지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았어" 여자랑 밤새 뒤엉켜 놀았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말하는 아들 때문에 처음 통화할 때는 대화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당황했던 나여진이사장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말에도 익숙해져서 아들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았다. “노는 것도 좋고 그 나이에 끓어오르는 욕구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도 알겠는데 엄마가 전화해야 집에 오는 거야?” “안 그래도 오늘 내려 가려고 했어” “대학 삼년 동안 즐길 만큼 즐겼으니 이제 자중해. 내년이면 졸업인데 계속 그렇게 지낼 거야” “그렇게 즐기면서도 엄마가 걱정할 일은 한번도 안 만들었으니까 괜찮지 않아?” “미혼부가 되든 결혼을 하든 둘 중 하나를 할 게 아니면 스스로 조심하는 건 당연한 건데 왜 생색을 내” "다른 집은 엄마들이 해결해 준다고 하는데 우리 엄마는 그럴 마음이 없나 봐" "엄마는 아들을 그렇게 키우지 않았으니까 책임질 일 했으면 책임져" 어머니다운 말에 우빈은 웃으며 오늘 본가에 도착한다고 이야기 했다. “술 깨야 돼서 점심 먹고 출발하니까 저녁은 집에서 먹을 수 있어” “순길이랑 같이 오는 거지?” “네” “알았어, 술 마셨으니까 운전은 순길이한테 맡겨" "엄마가 말 안해도 순길이가 차키를 넘길 일은 없어" "그래. 저녁에 보자” 통화를 끝낸 우빈이 이불을 거둬내고 침대에서 내려가려고 하자 지난 밤 자신의 성욕을 해결해 준 여자가 팔을 뻗어 제 성기를 만지작거리자 우빈은 침대헤드에 다시 상체를 기대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꼿꼿하게 서 있는 페니스를 부드럽게 쓸어 내리던 여자는 얼굴을 페니스 가까이 가져가서는 입을 벌려 귀두를 입안에 넣고 천천히 빨아먹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샤워를 하면서 한번 빼내야 줄어드는데 여자가 입으로 해결해 준다니 거절할 우빈이 아니었다. 경험이 많은 것인지 타고난 것인지 입안에 페니스를 넣고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사탕을 빨 듯 귀두를 입안에 넣고 요리조리 굴리던 여자가 목구멍을 활짝 열고 페니스를 입안 깊이 들였다 빼내기를 반복하자 사정감이 몰려온 우빈은 여자 얼굴을 밀어내고 페니스를 입안에서 빼내고는 공중에 체액을 뿌리듯 사정했다. "질 안에 사정하는 것도 아니고 입인데 그냥 싸지 아깝게 왜 공중에 뿌려" "결혼할 여자가 아니라면 입안이라도 사정 안해" "결혼할 여자가 있었어?" "아니, 없어" "난 또 결혼할 여자가 있는데 나랑 논 줄 알았네" 손으로 성기를 쓸어 올리며 안에 남아 있던 체액까지 빼낸 우빈이 침대를 벗어나려고 하자 여자가 다시 우빈을 잡았다. “너만 재미보고 그냥 가라고?” “나는 한 여자랑 두 번 다시 안 해” "내가 방금 제대로 빼 줬으니까 너도 한번은 더 해줘야지" "네가 좋아서 한 거잖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욕실로 들어가는 우빈을 멍하니 바라보던 여자는 지금까지 같이 잔 남자 중에서 최고로 꼽을 만큼 힘도 좋고 스킬 좋은 남자와 이대로 헤어지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욕실 문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던 여자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신 그대로 노크도 하지 않고 욕실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 허락도 받지 않고 그대로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찬물로 샤워를 하던 우빈은 뒤에서 자신을 끌어 안는 팔을 치워내고는 거품이 묻어 있는 몸을 닦아 내고는 샤워장을 나와 세면대 앞에 섰다. 커다란 타월로 허리 아래를 감싸고 상체를 닦는 동안 샤워장에서 거부당한 여자는 욕실을 나가지 않고 우빈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가 그가 상체를 닦아내자 그에게 다가가 다시 안으려다가 거친 말을 내뱉으면서 자신을 밀쳐내는 남자의 힘에 욕실문에 부딪혔다. 물기를 다 닦아내지 못했지만 우빈은 젖은 몸을 대충 닦고 바닥에 뒹구는 옷들을 챙겨 입으며 욕실 문에 붙어 있는 여자를 향해 큰소리를 냈다. “내가 같은 여자랑 두 번은 안 한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어. 너를 여기로 데리고 온 건 예쁘고 특별해서가 아니라 쌓여 있는 욕구해소하기 좋은 스타일이라 부른 거니까 자꾸 엉기지 마. 알아 듣기 쉽게 말을 해줬을 때 그만했으면 아침부터 욕먹을 일 없었을 거 아니야!” 호텔방이 울릴 만큼 큰 소리로 평생 들어보지 못한 상스럽고 거친 말을 내뱉는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 눈은 당혹스러움이 가득했다. 남자의 분노는 여자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었고 호텔 방을 나서는 오만한 남자를 넋 놓고 바라보게 만들었다. 여느 때처럼 느긋하게 반신욕까지 즐긴 후 점심을 먹고 저녁시간에 맞춰 강령에 도착하려고 했던 우빈은 엉기는 여자 때문에 기분이 잡쳐 서울 집에 들러 정리해 둔 캐리어를 들고 본가가 있는 강령으로 바로 출발하려고 객실을 나서는 순간 순길에게 연락했다. 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본가지만 학기 중에는 공부와 동아리활동을 핑계로 주말에는 한번도 집에 가지 않은 우빈은 자유롭게 대학생활을 했다. 재벌 3세로 태어나 자유와 방종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왔다갔다하며 자유롭지만 그만큼 위태로운 이십대를 보내는 PA그룹의 유일한 후계로 차기 그룹의 오너가 될 차우빈이었다. ***** 부모 감시망을 벗어나 모범적이지 않은 생활을 하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인 나여진이 그저 지켜보는 이유는 아들인 우빈이 지켜야 할 선은 지키고 있기 때문이었다. 수업이 있는 주중에는 얌전하게 학교를 다리지만 주말에는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여자들과 잠자리를 자주 갖기는 하지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은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단 대학을 졸업하는 동시에 해야 할 일과 가야 하는 힘들 길이 정해져 있는데다 공부에 최선을 다하는 것 같지가 않은데 늘 최고 학점으로 학기를 마치니 타이트하게 관리할 이유가 없었다. 반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아들을 반갑게 맞는 엄마를 보자마자 우빈은 엄마랑 전화를 하니 보고 싶어져서 씻지도 않고 출발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오랜 만에 만난 엄마한테 꾸중 듣기 싫어 내뱉은 입바른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아들이 이렇게까지 하니 여진은 미소를 지으며 얼른 올라가 씻으라며 우빈을 이층으로 올려 보냈다. 말끔하게 씻지 못한 상태로 출발해 오는 내내 찜찜했던 우빈은 제 방에서 깨끗하게 씻은 후 개운해진 기분으로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아들과 어머니가 오랜 만에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응접실에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문이 열리면서 변종현실장이 인사를 하며 안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이사장님” “오랜만이에요. 이 시간에 변 실장님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 이사장이 변종현실장에게 자리에 앉으라며 손짓 했지만 그는 정중히 사양했다. “괜찮습니다. 저 회장님께서 도련님을 회사로 잠시 모셔오라고 하셔서 바로 출발해야 합니다” “조금 있으면 저녁 먹을 시간인데, 내일 낮에 오라고 하면 될 것을 이 밤에 사람을 보냈네요" "저녁 약속 잡혀 있는데 우빈이를 데리고 가려는 건 아니죠?” “아닙니다. 회장님도 오늘은 일찍 퇴근하실 예정입니다” “일찍 퇴근하실 거면 집에서 얘기 나누시지 피곤한 애를 밖으로 불러내시네요” 아들과 오붓한 시간을 방해 받은 어머니 입에서 좋은 말이 나가지 않자 우빈은 엄마 손을 잡고 달래 주었다. “회사 일로 하실 얘기가 있나 부지” “여기 오면 내 얼굴 보기 민망하니까 너만 불러내는 거 엄마가 모를까” “나여진여사! 화내면 얼굴에 주름 늘어나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계셔. 늦어도 여덟시 전에는 들어 올 테니까 같이 저녁 먹어요” 아들이 변종현실장을 따라 집을 나가자 여진은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주방으로 향했다. ***** 우빈을 태운 차량은 강령 바닷가에 끝에 위치해 있는 아미호텔로 향했다. 아미호텔은 아버지인 차희태회장이 직접 지어 오픈 한 것으로 산과 바다를 끼고 있는 국내 최대규모 부지에 가장 많은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이었다. 바다와 바로 연결되는 워터파크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물놀이 장소이고, 공연장은 많은 예술가들이 공연하고 싶은 장소로 뽑을 만큼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매주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이 끊임없이 이어지니 일년 삼백육십오일 단 하루도 공실이 발생하지 않을 만큼 손님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차희태회장과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오픈 삼년 만에 최고 호텔로 뽑히는 영광을 잡은 후 그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버지는 계속 호텔에서 지내시는 거에요?” “카지노를 다른 사람한테 맡기는 게 불안하신 모양입니다” “최 전무님한테 맡기면 되지 않아요! 불안한 게 아니라 노친네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 거에요” “그런 것 보다는.. 전 사장이 뒤에서 일을 꾸미고 있는 게 아무래도 불안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전 사장이 일 벌이기 전에 회장님이 선수 치지 않으면 지금 상태에서 절대 못 막아요. 머리도 힘도 전 사장이 아버지도 훨씬 나은데 돈만 붙들고 있으면 뭐합니까” 나이는 어리지만 그룹과 조직 상황을 꽤 뚫고 있는 도련님 말에 변종현실장은 아무 말도 못하고 조용히 운전만 했다. 호텔에 도착한 우빈은 아버지 사무실에 가기 전에 카지노에 먼저 들러 내부를 둘러 보았다. 유명 관광지답게 오후 다섯 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카지노 안에는 구경하는 사람과 게임 하는 사람들이 가득해 옆 사람과 어깨를 스치면서 걸어야 할 정도였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 손님이 꽤 되네요” “워터파크와 콘서트 같은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보니 놀러 왔다 구경 삼아 들어오는 손님들도 많습니다. 덕분에 매년 꾸준하게 고객이 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워터파트에 가봐야겠어요” “리뉴얼 오픈 한지 얼마 안돼서 예전 하고 많이 달라졌으니까 계시는 동안 꼭 한번 들르시길 추천합니다” 변종현실장 설명을 들으면서 카지노 살펴본 우빈은 아버지 사무실로 향했다. “퇴근 시간에 왜 부르셨어요?” “아버지한테 인사도 없이 질문부터 하는 게야” “제가 아들인 거는 안 잊고 계시나 보네요. 어머니랑 저녁 같이 하기로 약속해서 일찍 일어나야 해요” “이월 까지는 강령에 있다 개강 직전에 서울로 올라 갈 거지?” “갑자기 제 일정은 왜 물어보세요?” “맞선 잡아 놨으니까 올라가더라도 맞선은 보고 올라가” “맞선이요?” “괜찮은 집안이고 너랑 동갑이야. 이수대학 무용과 다니고 있단다” “제가 결혼 못할까 봐 맞선 잡으셨어요? 아버지 닮아서 그런지 여자가 끊이지 않으니까 그런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여자 집안에서 선을 봤으면 한다고 먼저 제의를 해 봤어. 앞으로 너한테 도움 많이 줄 수 있는 집안이니까 만나 보기라도 해. 거기 사진 있으니까 한번 봐봐” 아버지는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사진을 가리켰다. “전 또 아버지 새 여자 사진인 줄 알았네요. 이번에 저 팔아서 무슨 사업을 시작하시려고요” 속마음을 들킨 듯 차희태회장은 마른 기침을 하면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앞으로 네가 다 넘겨 받을 건데 지금보다 더 크게 만들어서 주면 네가 좋지 내가 좋겠냐!” “아버지가 계획하신 대로 저한테 PA 넘기시려면 제 인생에 끼어들 생각 하지 마세요” "당장 결혼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만나만 보라는 데 왜 그렇게 날을 세워서 말을 해" "여자 쪽 아버지가 누군지는 몰라도 회장님이랑 이미 말을 맞췄으니 딸 사진을 보냈을텐데 제가 만나보겠다고 말하는 순간 바로 약혼기사 내실 거잖아요. 제가 회장님 머리 위에 있어요" 자신이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이미 예상하고 있는 아들의 말에 차희태회장은 허를 찔린 듯 마땅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들을 바라보았고 생각해둔 패를 잃어 방황하는 회장님 눈빛을 본 우빈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어렸을 때도 마음대로 안됐던 아들인데 성인이 된 아들을 무슨 수로 마음대로 하시려고 상의도 없이 맞선을 잡으셨어요" "허엄" 차희태회장은 헛기침을 하며 찻잔을 들어 다 식은 차를 마셨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커져야지 도움 받아서 커지면 전 사장 같은 양아치가 또 생겨요. 저는 몸집만 크고 내실은 없는 깡통회사 물려 받아서 고생하고 싶지 않으니 넘겨 주실 거면 잡음 있거나 문제있는 사업장은 깔끔하게 정리하고 넘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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