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부(55)-6

2028 Words

“하하, 씁쓸하네요.” “씁쓸은 무슨, 먹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새삼 깨달았달까.” “맞아요. 나도 한식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국물 한 입에 난 한국인이구나 싶다니까요.” 박영철 역시도 옆에서 주진태의 말을 받으며 미소를 흘린다. 그렇게 내 얼굴에 금칠하기 바쁘던 아침 식사도 어느덧 마무리되어 갔다. 오두막으로 들어가 장비와 배낭을 챙긴 후 밖으로 나오자 김지연이 팔짱을 낀 채 날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누나?” “나도 따라갈래.” 무턱대고 사냥을 따라나서겠다는 김지연의 말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아니, 오늘 캠프 일도…….” “아, 그거 어제 해보니깐 너무 재미없어. 너 따라서 정글 돌아다니는 게 더 재밌단 말이야.” 내 손목을 붙잡고서 흔드는 게 꼭 떼쓰는 어린애 같았다. 다른 참가자에겐 그러지 않은데 꼭 나에겐 이렇게 어리광을 부리는 김지연이다. 오늘 남쪽과 남쪽으로 향하는 구릉지부터 빠르게 훑으며 돌아다녀야 하는 판국에 김지연을 달고 다니기는 곤란했다. 그때 구원자가 나타났다. “언니, 오늘 해변에도 가야 하고 캠프 자재도 조달해야 하는데…….” “으, 응?” 어느새 내 곁에 나타난 라미현이 김지연의 손목을 잡고서 살포시 당긴다. “그리고 어제 해변도 탐색하기로 결정했잖아요.” “그, 그랬지.” 김지연이 조금은 곤란하단 표정을 지으며 라미현의 말에 대꾸도 제대로 못 하며 땀을 흘렸다. 이동걸의 말은 무슨 토끼가 풀을 씹듯 무시하던 김지연이었는데 조곤조곤 말하는 라미현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제대로 반항조차 못 하는 모습이 꽤 기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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