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부(55)-7

2091 Words

‘저번이 운이 좋았던 거지.’ 지금 엉덩이를 내게 향하고 있는 사슴에게 나이프를 던져 맞힌다고 하더라도 치명상을 입히긴 쉽지 않았다. 물론 헌터 센스 때문에 추적하는 데 큰 문제는 없겠지만 여전히 들개가 처음으로 나타난 곳이라는 점 때문에 조금은 조심스럽다. 그리고 TJ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어 준 터라 시선이 몰려있을 터였고 나도 조금은 억제하고 있던 힘을 풀어도 좋을 거라 생각됐다.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당장이라도 튀어 나갈 수 있게끔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사슴이 개울로 머리를 숙이는 순간 허벅지에 힘을 주며 땅을 밀어냈다. ‘흡!’ 순식간에 튀어 오른 내가 자갈에 발을 디딜 때 발아래에서 자갈이 비벼지며 작게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물을 마시던 수사슴이 고개를 들고 뒤를 바라보는 순간 왼손에 들고 있던 파이어 스틸 나이프를 그대로 투척하며 땅을 재차 박차며 달려나갔다. 속도가 확연히 빨라졌다. 전투가 시작됐다는 판정을 받아 만월이 하나 쌓인 것 같았다. 수사슴이 날 인식했다는 점에도 여지를 둬야 할 것 같지만 내 예감엔 나이프를 던진 행위가 더 영향이 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생각은 여기에서 멈춰야 할 것 같았다. 순식간에 다가가는 속도가 빨라지며 사슴의 모습이 점점 커다랗게 다가온다. 나와 눈이 마주친 수사슴의 몸이 순간 굳었다. 하지만 내가 빠르게 다가가자 부드러운 갈색 털 아래에서 근육이 움직이는 모습이 내 눈에 잡힌다. 순식간에 뒷다리 위가 부풀어 오르며 근육이 갈라진다. 그대로 앞으로 튀어 나가려는 것 같다. 하지만 도망치기엔 이미 늦었다. “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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