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바람에 나뭇가지들이 쓸리는 소리만이 정적을 부수고 있었다. 십여 마리, 정확히는 열두 마리의 원숭이들이 나무 위에서 조용히 날 내려다보는 모습은 생각보다위협적이었다. 당장 이대로 전투가 벌어진다면 접근전 위주로 능력이 짜인 나는 당장 튀는 게 상책인 상황이다. 물론 싸우게 되더라도 승산이야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 하지만 전투의 양상을 예상해 보자면 거리를 좁히면 원숭이들은 나뭇가지를 타고 다니며 거리를 벌릴 터였다. 멀리서 꺅꺅대는 신경을 거스르는 소리와 투척하는 돌들을 맞아가며 다시 거리를 좁히고를 반복하는 처절한 장면을 보여야 할 것 같다. 양손에 들고 있는 나이프를 한번 털어내자 후드득 소리를 내며 들개들의 피가 바닥에 꽃을 피운다. 그러자 나무 위에 있는 원숭이들이 동시에 움찔하는 모습을 보인다. 저들 역시 약간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며 조심스럽게 움직여 천천히 납검한다. 그때 쿵 하는 소리가 울리며 내 앞에 꽤 덩치가 커다란 원숭이가 바닥에 내려앉는다. 본능적으로 정보창을 켰다. 능력치는 확연히 타 원숭이들보다 좋기는 했지만 들개들의 수준 정도였다. 스킬 정보를 지나쳐서 상태 이상을 빠르게 훑었다. 전투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무조건 상태 이상을 확인하는 버릇이 들었다. 특히 상태 이상엔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 어비스 에너지로 오염도와 신체 변이가 진행되고 있지만 처음 조우했던 정찰병 역할을 하던 원숭이처럼 공격성에 관련한 상태 이상은 전혀 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정보창보다도 서혜부에 달린 큼지막한 성기였다. 물론 내 것보다는 작지만 적어도 TJ보다는 큰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