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부(69)-4

2006 Words

아무리 캠핑이 좋고 생존이 재밌어도 이제 슬슬 질려가는 참이었다. 현대 문명이 그리웠다. 그나마 여러 가지 일이 계속 반복돼서 덜 심심한 편이었지만 필드도 마무리 지었고 약속했던 촬영 기한도 다 끝나가고 있으니까. 눈앞의 수풀을 무심코 나이프를 휘두르다 손에 들고 있던 나이프에 생각이 미쳤다. ‘정이 들기는 했는데…….’ 노을빛에 빛나는 검은 검신을 살펴보니 여기저기 상처들이 꽤 많이 나있었다. 아무리 단단한 카본 소재의 나이프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꽤나 혹사당한 녀석이었다. 들개들에 멧돼지, 스톤헤드까지. 거기다 팬텀 테일이 아니었으면 파이어 스틸 나이프처럼 반 토막이 났을 게 뻔했다. ‘돌아가면 할 일이 많네.’ 이곳에서야 무기를 나이프밖에 쓸 수 없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면 내게 맞는 무기도 찾아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단검 쪽으로 끌리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맨주먹보다 파고드는 거리가 짧아 리스크도 적었고 내 주력 스킬인 암월보와 뇌운보의 활용에 이만한 무기가 없기는 했다.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리치가 짧다 보니 파고든다는 점 자체의 리스크가 있다. 특히 TJ처럼 나보다 작은 체구의 상대에겐 난이도가 급상승했다. 물론 TJ를 죽이지 않고 제압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고생했던 것도 떠오른다. 살인에 대해서 각오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직 확신이 안 서는데……’ 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 괜찮다. 그리고 그 상황이 닥쳐도 이 섬에서처럼 막상 죽이지 않고 끝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 봐야 스트레스만 받을 테니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날려버린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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