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부(69)-7

2899 Words

다섯 자루의 목창을 다듬은 내가 창 끝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바다 사냥에 호기심을 보이는 김지연은 필요할 것 같았고 혹시나 다른 이들이 놀다가 심심해하거나 도전해 보고 싶어 한다면 옆에서 도와줄 요량이었다. 한두리도 그렇고 정신적으로 지친 모습이 보이는 게 조금은 신경 쓰였다. ‘돌아갈까.’ 목창을 만드느라 생긴 나무 조각이나 파편을 한곳으로 밀어둔 나는 목창 더미를 들고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늘은 이미 꽤나 어두워져 숲에는 어스름이 내려앉아 있었다. 그러다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들이켜 본다. 이즈음 숲의 향기는 꽤나 진했다. 거기다 비가 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인지 냄새가 풍성했다. ‘적어도 이건 잊기 힘들지도 모르겠는데.’ 슬슬 마지막이 다가오면서 나도 감상적으로 되어가는 걸지도 모르겠다. 100% 완벽하게 수행했다 여기긴 힘들지만 그래도 꽤나 잘해냈다는 자부심도 든다. 한국 돌아가서 책임질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그때 일이고 지금은 단지 오랜만에 찾아온 휴가 아닌 휴가를 즐기고 싶었다. 조용하게 발걸음을 옮기다 수풀을 벗어나 보니 모닥불 쪽에서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시선에 잡힌 광경은 누가 보더라도 미소를 지을 법한 광경이다. 특히 남자들만큼은. 생존하는 데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미모의 빛이 바래지 않은 다섯이 꺄르륵대는 모습은 사진으로 하나 남기고 싶을 정도였다. 잠시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등을 돌린다. 평소 같으면 내가 나타나자마자 다가와 짐을 건네받았겠지만 아무래도 눈치채지 못한 듯싶다. 밤이기도 하고 내가 일부러 조용히 움직인 것도 있었다.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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