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와요.” “…….” 한두리가 천천히 손을 내밀기 시작했고 그녀의 손끝이 잘게 떨리는 게 보였다. 한두리는 언제 시선을 피했냐는 듯 날 바라보며 손을 뻗었고 내 손에 얹은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거머쥐었다. 그리고 손등을 엄지손가락으로 천천히 마사지하듯 쓸어준다. “무서우면 하지 않아도 돼요.” “들켰어요?” “그러게요. 나는 다 알거든요.” 예전 드라마의 어떤 캐릭터를 따라 하느라 왼손으로 한쪽 눈을 가리며 근엄한 표정을 짓자 한두리의 표정이 조금은 풀어진다. “지우 씨 유치원 시절 드라마 아녜요?” “어, 어리다고 무시하는 거?” “아닌 거 알면서… 꺅!” 손에 쥔 손을 부드럽게 당기자 큰 키의 한두리가 내 가슴팍으로 쓰러진다. 길고 새하얀 다리가 내 다리와 얽힌다. 혹시나 부딪칠세라 눈을 가리던 손을 뻗어 한두리의 어깨를 조심스레 받았다. 그리고 가슴에 안긴 한두리가 날 올려다보는 눈빛을 받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어때요, 아직도 어린가?” 내 말에 주먹을 쥐고 내 가슴을 콩, 하고 두들기는 한두리였다. 그리고 천천히 볼을 내 가슴에 가져다 댄다. 주먹 쥔 손이 어느새 내 가슴 위에 깃털처럼 내려앉는다. 날 찾아오기 전 씻고 왔는지 물비린내가 한두리에게서 살며시 풍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묘한 한두리만의 체취를 맡으며 한두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한두리의 정수리에서 나는 체취는 묘하게 고소했다. “어리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몸을 움직이며 다시 내 품으로 파고드는 한두리에게 팔을 들어 공간을 내주며 안기기 편하게 만들었다. 급하게 진행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