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는지 코를 훌쩍이는 한두리였다. 하지만 더러운 느낌은 하나도 들지 않는다. “결국 할 줄 아는 건 그나마 카메라 앞에 서는 거였으니까. 다만 일은 모두 어머니가 잡아다 줬기에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건지 몰랐죠. 그렇게 충무로나 혜화동, 방송국 주변을 기웃거렸지만 제가 학교 다니는 사이 세상이 꽤 변했더라고요.” “…….” “소속사 위주로 바뀌어버렸고 저같이 개인으로 다니는 배우는 거의 없었어요. 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중견에 다다른 선배님들 정도? 결국 지금까지 제대로 뭐 하나 못 해보고 이 나이가 됐네요.” “그랬군요.” “막상 뱉어보니 내 인생 별거 없네요, 참 나…….” 말은 그렇게 하지만 여전히 떨리는 손으로 내 팔목을 잡아가는 한두리였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지우 씨에게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 “쪽팔려서 아무한테도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는데. 특히 좋아하는 남자한테는 절대. 이상하게 지우 씨한텐 다 털어놓고 싶어지네요.” “마음은 좀 후련한가요?” “네. 사랑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내 곁을 떠났는데, 사실 무서워요.” “…….” “지우 씨마저 내 곁을 떠나면 어쩌나.” “떠나지 않아요.” 나는 한두리를 껴안은 팔에 작게 힘을 주며 말을 끊었다. 그러곤 귓가에 속삭였다. “나는 두리 씨가 떠나기 전까지 여기 있을 거예요.” 내 말을 듣고 부르르 떠는 한두리를 여전히 꼭 안아주고 있자 얼마 지나지 않아 한두리는 내 팔을 감싸 안으며 중얼거린다. “이제 확신이 생겨요. 아니, 생겼어요.” “무슨 확신이요?” 순간 한두리가 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