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7

769 Words
제7화 지금이 몇 시지? 또 얼마나 잔 거지……? 정호는 몸을 일으켜 침대 옆 의자에 걸쳐진 담요를 몸에 둘렀다. 한국집과는 달리 나무 바닥이 차가워 석현이 침대 옆에 놓아준 슬리퍼를 신어야 했다. 석현의 집은 혼자 산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집이었다.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오래되었지만 낡지는 않은 집.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런 집이었다. 정호는 마치 촬영을 위해 세트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정호를 위해 석현이 평소보다 온풍기를 세게 틀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천장이 높아서인지 여기가 워낙 추운 곳이라서 그런 건지 정호에겐 여전히 춥기만 했다. 담요를 두른 채 느릿느릿 거실로 나갔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구워진 빵과 데운 수프에서 나는 노릇하고 고소한 냄새가 났다. 냄새를 맡으니 곧 배가 고파왔다. “일어났어요? 거기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요. 다 됐어요.” 발소리에 정호를 돌아본 석현이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 창문 너머로 비치는 아침 햇살에 석현의 잿빛 머리칼이 비현실적으로 빛났다. 토스트기가 ‘띵-’하고 경쾌한 소리를 내며 빵이 다 구워졌음을 알리고, 찹찹찹찹, 석현이 리드미컬하게 수프를 젓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경험할 만한 흔하디흔한 아침 풍경이었다. 정호에게는 아주 어린 시절을 제외하면 주어지지 않았던, 보통 사람의 보통의 휴일 아침 풍경. 그래, 이런 게 사람들의 삶이구나.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숨을 참고 있었던 사람처럼 정호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정호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우습게도 조금 행복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낯선 사람의 집에서. 멍하게 서서 어깨가 오르락내리락 할 정도로 크게 숨을 고르고 있는 정호를 보고 석현이 서둘러 다가왔지만, 행복에 대한 고찰에 빠져버린 탓에 정호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마를 짚어오는 손에 움찔 놀라며 앞을 보니 석현의 눈동자가 보였다. 짙은 갈색의 깊은 눈. “괜찮아요? 정호씨, 어지러워요?” 문득 마음 한 켠이 일렁이는 듯 했다. 뭐지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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