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아니, 난 정호씨가 안 물어보니까 관심 없는 줄 알았죠. 어차피 2주일만 같이 있을 사람이고……”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지만 마지막 문장을 말하는 석현의 눈이 언뜻 슬퍼 보였다. 정호는 시선을 낮춰 제 접시를 골똘히 보며 말했다. “저 석현 씨한테 궁금한 거 되게 많은데.” 제 말에 석현이 이렇다 할 반응이 없어 의아해진 정호가 고개를 들어 석현을 보니 석현은 약간 얼이 빠진 듯한 표정으로 저를 보고 있었다.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뭐지, 놀란 건가? 아니면 곤란한 건가?’ “그럼 다 물어봐요, 정호 씨 궁금한 거.” 이내 다시 웃는 얼굴이 된 석현이 노래하듯 경쾌한 투로 말했다. 정호는 제가 심사숙고해서 말을 고르지 않고 누군가와 이렇게 편하게 얘기하는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를 잠시 생각했다. 아니, 애초에 그런 적이 있기나 했던가. 정호의 예상과는 달리 석현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사람이었다. 한국에서도 통번역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뭐든지 다 알려줄 것처럼 굴던 그는 한국을 떠나 여기에 온 이유를 묻자 ‘그냥’이라고 아주 짧게 대답했다.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구나.’ 정호는 재차 묻지 않았다. ‘또 뭐가 궁금했더라? 아, 이런 분위기 싫은데. 빨리 다른 얘기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아, 맞다, 나 그것도 궁금했어요. 석현 씨 성이 뭐예요? 무슨 석현이에요?” “아니, 그렇게 궁금한 게 많으면서, 며칠 동안 왜 아무것도 안 물어봤어요? 지금까지 궁금해서 어떻게 참았어요?” 저를 놀리는 듯한 석현의 말투에 정호는 괜히 귀끝이 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