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3

615 Words

제13화 “정호 씨, 정호 씨.” 석현이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어깨를 부드럽게 흔들었다. “정호 씨, 그만 자고 일어나요.” 정호가 석현의 집에 온 지 사흘째 되는 날 아침이었다. 그동안 정호가 일어날 때까지 늘 기다려주던 석현이 처음으로 정호를 깨웠다. 정호는 잘 떠지지 않는 눈을 반쯤 떠 석현을 보았다. 그는 눈썹 끝을 내리고 조금 곤란한 얼굴로 조심스레 정호를 깨우고 있었다. “잘 잤어요? 깨워서 미안해요.” ‘괜찮아요’하고 얼른 대답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크흠, 흠! ……네.” 그 모습을 보던 석현이 웃음을 참으려다가 고개를 돌려 조용히 웃는다. “이제 일어나요. 오늘 정호씨 병원 가야 돼요.” 석현의 차를 타고, 처음 여기에 왔을 때 정신을 차렸던 병원까지 다시 왔다. 병원에서 깨어나 석현을 처음 만났던 날이 멀고 먼 옛날처럼 느껴졌다. 고작 사흘 전인데. 그 날은 자세히 볼 겨를이 없어 몰랐는데 주택을 개조한 듯한 아주 아주 작은 병원이었다. 석현의 통역으로 어려움 없이 진찰이 끝나고 침대에 누워 링거를 맞는 동안 석현은 창문 옆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흘끔 책 제목을 봤지만 한국어도 영어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작업실 모니터에서 본 알파벳의 나열도 아닌, 완전히 다른 문자로 된 언어였다. ‘아, 저 글자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데……어느 나라 말이었더라?’ ‘그나저나 대체 외국어를 몇 개나 하는 거야. 이 사람은.’ “그건 무슨 책이에요?” 집중한 석현에게 정호의 질문이 들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여전히 석현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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