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석현 씨?” “석현 씨.” 거듭 부르자 석현이 고개를 돌려 정호를 보았다. 침대쪽으로 의자를 당겨 앉으며, “정호 씨 자는 줄 알았는데, 안 잤어요? 물 마실래요?”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따뜻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지. 대체 뭘까, 이 따뜻한 느낌은. 정호는 석현이 나긋한 목소리로 소리를 내어 책을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아까 하려고 하던 질문을 마저 했다. “그건 무슨 책이에요?” 석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얼굴을 했다. “이 책이요? 내가 읽고 있는 거요?” “네, 그 책이요.” 뭐가 재밌는지 싱글싱글 웃으며 석현이 대답했다. “그냥 소설이에요. 무슨 책인지 궁금했어요?” “아니 그냥, 그건 어느 나라 말인가 해서요.” “아아, 이거요? 이건 러시아어예요. 문자가 예쁘게 생겼죠?” 석현이 다시 후후, 하고 정호를 보며 웃었다. “왜 자꾸 웃어요.” 약간 심통이 난 듯한 정호의 말에, 입술에 힘을 주어 웃음을 누르며 석현이 대답했다. “생각했던 것처럼 말이 없는 사람은 아니구나 싶어서.” “저 원래 친해지면 말 많이 하는 편이에요.” “어? 그럼 우리 친해진 거예요?” “그럼 아니에요?” 석현의 장난스런 질문에 정호가 핀잔을 주듯 대답하자 석현은 다시 새어나오는 웃음을 누르며, “맞아요. 맞아요. 우리 이제 친해졌죠.” 노래하듯 말끝을 길게 빼며 말한 석현은 웃는 얼굴로 작게 한숨을 내쉬며 두 손에 잠깐 얼굴을 묻었다가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리고는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나직이 말했다. “……난 더 친해지고 싶은데.” 정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