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7

833 Words

제17화 덴마크어였구나. 정호는 드디어 알 수 없는 낯선 언어의 정체를 알게 되어 속이 시원했다. “근데 저번에 병원에선 러시아어로 된 책 읽고 있었잖아요.” “으음…… 러시아어도 어느 정도…….” 말끝을 얼버무린 석현이 입술을 꾹 오므리며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깐, 석현 씨 대체 몇 개 국어 하는 거냐구요.” “그, 몇 개 국어, 막 이런 식으로 말하기가 또 좀 애매해서요.” “막, 막, 엄청 많이 하는 거예요?” “사실, 음, 언어는 다섯 개까지가 어렵지, 그다음부터는 다 비슷해요 결국.” “와아, 지금 석현 씨 되게 재수 없는 거 알아요?” 정호가 장난스럽게 놀리는 투로 말하자, 석현은 일순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정호를 보더니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쿡쿡거리며 웃었다. 정호는 석현의 웃음이 멎기를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 말은, 그니깐 적어도 5개 국어 이상 한다는 말이잖아요 그거.” “아니 그러니까, 그 몇 개 국어, 이런 식으로 말하기가 좀 그렇다니까요?” “어어, 석현 씨 지금 겸손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지금?” 정호는 이런 쓸데없는 실랑이 같은 대화가 즐거웠다. 이렇게 격 없이 누군가와 웃으며 얘기한 적이 있었던가. 한참을 웃던 석현이 웃음을 추스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근데 거의 일상 회화 수준이고, 통역할 만큼 하는 건 또 몇 개 안 돼요. 뭐, 어떤 통역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아 맞다. 그, 통역하는 사람들 볼 때마다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거짓말이었다. 정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통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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