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21

1190 Words

제21화 정호는 이내 자려고 누웠지만 아까의 석현이 자꾸 신경이 쓰여 잠들 수 없었다. ‘대체 뭐였지, 그건.’ ‘나를…껴안다니?’ ‘유럽에 오래 살아서 스킨십이 아무렇지 않은 건가.’ ‘그저 호의의 표현인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가.’ 침대에 누운 채 몇 시간을 뒤척이던 정호는 목이 말라 방에서 나왔다. ‘따뜻한 물이라도 좀 마시면 잠이 오려나.’ “깼어요?” 보조등밖에 켜지 않아 어두운 테이블에 석현이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언뜻 포도주스처럼 보이는 것이 담긴 유리컵이 석현의 앞에 놓여 있었지만 풍겨오는 희미한 알코올 냄새로 와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석현 씨야말로 아직도 안 잤어요?” “미안해요, 정호씨 자는 줄 알았는데. 정호씨 안 자면 근무시간인 셈이니까 나 술 마시면 안 되는데.” 말끝을 길게 뺀 석현이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며 눈을 가늘게 떠 웃어보였다. “석현씨 술 안 드시는 줄 알았어요.” “잘 안 마셔요. 멍해지는 느낌 싫어서. 잘 못 마시기도 하고.” 석현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오늘은 너무 힘들었으니까 조금만 마시려구요.” 뭔가, 뭐라도 말을 해주고 싶은데,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정호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의 힘듦을 다독여 준 경험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 오늘 통역, 뭐 실수하시거나, 뭐라고 하지, 그, 잘 안 된……그런 부분이라도 있었어요?” 석현이 잠깐 의아한 표정을 짓고는 곧 고맙다는 듯 나긋하게 웃었다. “정호씨,” 무언가 얘기하려던 석현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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