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정호 씨.” 정호의 손을 잡은 채로 석현이 나직하게 정호의 이름을 불렀다. 살아오면서 수도 없이 불려온 제 이름인데 이상하게 정호는 심장이 덜커덕 움직이는 기분이 들었다. ‘네’라든지 ‘왜요?’하고 아무렇지 않게 되받고 싶은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정호 씨.” 다시 한번, 석현이 정호의 이름을 불렀다. 짙은 갈색 눈동자가 흔들림 없이 정호의 눈을 응시하고 있었다. 붙잡은 손이 미미하게 떨려왔다. 정호는 떨고 있는 것이 제 손인지 석현의 손인지 알 수가 없었다. 눈을 감고 천천히 크게 한숨을 내쉰 석현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바로 앉았다. 언제 그랬냐는듯 어느새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다. “자야죠, 얼른. 정호씨.” 석현은 정호를 방까지 데려다 주고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잘 자라는 다정한 인사와 함께 사라졌다. ‘뭐였지. 아까 그건.’ 정호는 제가 석현의 입에서 무슨 말인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걸 깨달았다. 석현이 세게 힘을 주어 제 손을 잡은 것도 아닌데, 뿌리치지도 못하고, 제 이름을 부르는 낮은 목소리에 짧은 대답조차 하지 못한 채. 가슴을 조이며 그 말을, 기다렸다. 좋아한다는 말을. “이제 조금씩 가벼운 운동이나 외출을 하면서 체력만 회복하면 되겠대요.” 노의사의 말을 통역하는 석현은 마치 큰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는 배우라도 된 듯 벅차고 기뻐 보였다. 진찰이 끝나고 나가기 전, 석현이 갑자기 뭔가를 떠올린 듯 노의사에게 뭐라 뭐라 말을 했다. 두 사람은 심각한 표정으로 얼마 동안 대화를 나누고는 의사가 뭔가를 휘갈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