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23

626 Words

제23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병원에서 돌아가는 길에 석현은 한참을 차를 몰아 상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무슨 축제라도 있는 건지 상가 앞에 노점들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지난번에 왔을 때보다 훨씬 왁자한 분위기에 사람도 더 많았다. “아, 오늘 뭐 하나 보네…….” 한숨 쉬듯 말한 석현의 짙은 갈색 눈동자가 걱정스레 정호를 향했다. 뭔가를 고민하는 듯이 잠시 눈썹을 움찔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차에서 기다릴래요?” 정호는 당장 ‘네’라고 대답하고 싶었다. 적지 않은 인파로 북적이는 바깥을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가슴께가 묵직하니 답답해져 오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는 건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지난 번 여기에 왔을 때의 석현의 말이 떠올라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정호 씨가 여기 차에 혼자 있으면, 편하게 장을 못 볼 것 같아요, 내가.” 불안한 표정으로 말하던 석현의 목소리가 생생했다. “왜요, 같이 가요.” 정호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말하며 속으로는 조용하게, 굳은 각오를 다졌다. ‘저 사람들 사이로 나가는 거야.’ ‘소정호. 가자.’ 걱정스레 저를 보는 석현을 두고 정호는 일부러 씩씩하게 먼저 차에서 내렸다. ‘괜찮겠지. 이제 괜찮을 거야. 마지막으로 발작한 지도 몇 달이나 지났고.’ 서둘러 따라 내린 석현이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앞둔 사람을 대하듯이 정호의 어깨를 다독였다. 아아, 이 사람은 눈치가 너무 빠르다 정말. “저번에도 말했지만 여긴 정호 씨 알아볼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정호 씨 해 보고 싶은 거 다 해요.” 석현의 나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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