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이제 사흘 뒤면 한국에서 누군가가 데리러 올 테고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생각하니 정호는 가슴 한구석이 시큰거렸다. 뭔가 복잡한 기분인데 아직 뭐가 뭔지 저 스스로도 명확히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어제 석현이 했던 행동과, 그 순간 느꼈던 제 감정들이 답을 알 듯 말 듯한 어려운 수수께끼처럼 모호했다. 짙은 안개 속에서 길을 찾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방문 너머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외국어 뉴스가 들려왔다. 첫 주에는 약기운에 늦게까지 자느라 몰랐던 석현의 아침 일과 중 하나는 여러 언어로 된 뉴스를 차례대로 듣는 것이었다. 한 번은 과연 석현이 몇 종류의 외국어 뉴스를 듣는지 세어보려고 한 적도 있지만 다 비슷하게 들려서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석현은. 어제는 갑자기 저를 끌어안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해놓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저렇게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뉴스를 듣고 있다니. 나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한숨도 못 자다시피 했는데. 아니 대체 지금 뉴스가 귀에 들어온단 말인가. 정호는 부아가 치밀었다. “어, 정호 씨, 일찍 일어났네요.” 거실로 나가자 뉴스를 듣던 말간 얼굴의 석현이 아무렇지 않게 아침 인사를 건네왔다. 아니 진짜 대체 어제 그건 뭐였던거야? “나 이거까지만 듣고 아침 해 줄게요. 미안해요. 조금만 기다려요.” 여느 때처럼 다정한 석현이다. 다시 뉴스를 들으며 집중한 얼굴로 뭔가를 메모하는 석현의 단정한 손끝을 보며 정호는 한편으로 안심이 되면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