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마셔요.” 불쑥 석현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온컵을 내밀었다. 커피 냄새가 훅 끼쳐왔다. “진짜 여기서 저녁 먹는 거예요, 우리?” “응, 그러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추워서 안되겠네. 커피만 마시고 차에 들어가서 먹어요. 샌드위치랑 수프 만들어왔어요.” ‘왜 굳이 여기까지 온 거지?’ 의아한 얼굴로 잠자코 커피를 마시는 정호를 향해 석현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속삭이듯 나직한 목소리로, “하늘 봐봐요, 정호 씨.” 석현의 말에 정호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보았다. 엄청난 하늘이었다. 별들이 말 그대로 쏟아질 듯 새까만 밤하늘을 배경으로 빼곡히 빛나고 있었다. 정호는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제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운 광경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와아, 낮은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숨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한 설원 위 하늘에 흐드러지게 빛나는 별들과 커피 내음. 나무들의 그림자, 바람 소리. 정호는 커피와 샌드위치를 만들고 오래오래 운전을 해 여기까지 와서 이런 걸 보여주는 석현이, 처음 만났을 때와는 무언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친절해졌다고 해야 하나. 아니,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생판 남인 저를 집에 데려가 돌봐줄 만큼 친절하긴 했지만, 친절의 종류라고 할까 색깔이라고 할까. 병원에서 처음 만난 그날과 지금은 무언가 분위기가 달랐다. 정호는 아름다운 밤하늘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돌려 석현을 보았다. 줄곧 정호를 보고 있던 석현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쳐도 석현은 아무런 동요 없이 진득하게 정호의 눈을 마주 봐 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