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36

1484 Words

제36화 눕듯이 몸을 누이고 있던 정호는 퍼뜩 몸을 일으켜 앉아 외투 주머니를 뒤졌다. 왼쪽 주머니에서 석현이 적어준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와 함께 네모 반듯하게 접힌 인쇄용지, 그리고 오른쪽 주머니에서는 작은 약 봉지가 나왔다. ‘어? 이 약봉지는...’ 겉면에 쓰인 날짜를 보니 마지막으로 함께 병원에 갔던 날 석현이 건네받았던 그 약봉지인 모양이다. “이건, 그...정호씨 약 아니에요.” 분명 석현은 정호의 약이 아니라고 했었다. 굳이 꼬치꼬치 캐묻진 않았지만 정호는 자연스레 석현의 약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이렇게 잘 보니 약봉지에는 흘려 쓴 글씨로, J.H SO 제 이름이 확실하게 쓰여 있었다. ‘뭐지...?’ 정호는 서둘러 내용물을 확인했다. 봉투를 뒤집으니 손바닥에 툭, 떨어지는 투명한 약 껍질 안에 나란히 늘어선 익숙한 황갈색의 동그란 알약이 보였다. 여덟 알 짜리였고 그 중 한 알이 비어 있었다. “한 알, 한 알이면 돼요? 응? 정호씨! 내 말 들려? 정호씨! 한 알이면 되는 거야?” 제가 발작을 일으켰던 순간의 석현의 다급한 목소리를 떠올렸다. 정호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그래, 석현씨도 공황장애가 있다고 했지...그런데 왜 내 이름으로 약을 받은 거지? 애초에 이 약을 나한테 왜 준 거야, 자기는 어쩌려구. 한국에 가는 동안 내가 발작이라도 일으킬까 걱정이 돼서 그런 건가?’ 참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 아연한 심정으로 석현이 편지라고 했던 아무렇게나 접힌 종이를 부스럭 부스럭 펼쳤다. 편지는 그 흔한 누구누구에게, 혹은 이름을 부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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