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정호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돌아왔다는 것을 사무치게 실감했다.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구요, 앞으로 더 건강하게, 많은 작품에서 찾아뵐 수 있게 노력하는 소정호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속사에서는 정호가 조난당한 것조차도 화제성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적극적으로 뉴스를 흘린 모양이었다. 이런 식으로 활동을 재개하게 되다니. 최악이다. 오랜만에 서는 카메라 앞에서 정호는 담담한 목소리로 사과와 감사의 마음을 준비된 대사처럼 읊고 고개를 숙였다. 서둘러 밴으로 이동한 정호는 오랜만에 만난 매니저에게 인사도 건네지 않고 황급히 물었다. “형, 내 핸드폰 가지고 왔어요?” 하지만 매니저가 건네준 핸드폰은 정호가 쓰던 것이 아니라 보호필름도 떼어내지 않은 새것이었다. 정호의 물건들이 한국까지 옮겨지는 와중에 어디에선가 핸드폰이 없어지는 바람에 유출 위험성이 있어 번호도 바꾸고 새로 만들었다고 했다. 정호는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것 같았다. ‘그럼 석현 씨가 나한테 전화를 못 할 텐데? 걸어도 없는 번호라고 나올 텐데?’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몇 번이나 길가에 차를 세우며 울던 석현의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불안해졌다. 제가 얼른 전화를 걸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제 막 복귀한 배우 소정호의 스케줄은 한가하게 전화를 걸고 있을 만큼 그렇게 녹록지 않았다.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없이 촬영하던 영화팀과의 미팅이 있었고, 새로 촬영에 들어갈 다음 작품을 오늘까지는 결정해야 한다며 예닐곱 개의 시나리오를 건네받았다. ‘이봐요, 나 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