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41

787 Words

제41화 혹시 몰라 병원에서 받아둔 공황장애 약을 떨리는 손으로 정호의 입안에 밀어 넣던 날, 석현은 그날을 떠올렸다. “석현 씨도 공황장애 있어요?” 한 치의 의심이라고는 없이 저를 보는 맑은 눈에 석현은 끝없이 절망했다. ‘내가 진짜 이 사람을 속이고 있구나. 기만하고 있구나. 이게 어떻게 정호 씨 좋자고 하는 일일 수가 있어. 왜 그렇게 좋은 사람인 거야 당신은.’ ‘소정호 씨, 당신은 아직도 내 진심을 믿어주고 있을까.’ 석현은 확신이 없었다. 역시 그렇게 두서없이 편지를 쓰는 게 아니었다. 급하게 편지를 써 내려가며 괴롭고 미안한 마음이 앞서 편지를 끝맺을 쯤에는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이 거짓말을 알고도 정호 씨는 계속 나를 좋아해줄까.’ 경멸하는 눈빛으로 저를 보는 정호를 상상하면 칼로 베는 듯 가슴께가 아파왔다. 정호를 다시 만날 희망이 요원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떻게든 지금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진실을 고하고 마음을 전하고 제대로 안녕을 말하자고. 그래야 그 언젠가 ‘다음'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좀 더 말을 고르고 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있었더라면, 제 마음을 사무치게 깨달을 여유가 있었더라면. “석현 씨가 한국 오기 힘든 거면, 한국 아닌 데서 만나면 되는 거니까. 우리 영영 못 보는 거 아니니까.” 나직이 말을 잇던 정호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아, 제길. 너무 많이 울었다, 꼴사납게.’ 좋아한다고 몇 번이나 힘을 실어 말해주던 정호에게 지푸라기를 붙잡는 심정으로 제 전화번호를 건넸다. 한국 쪽에 번호가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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