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 백작이 사라지자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욘의 기색이 심상치 않다.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 욘 말대로 밥이나 내려놓고 갔어야 했나? 욘이 내 옆구리를 후려쳤다. 하필이면 까까머리한테 맞은 곳이었다. 끄어억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그렇게 세게 안 쳤어.” “방금 맞은 데란 말이야!” 삐죽한 목소리에 울컥 짜증이 났다. 바락 대드는 소리를 내자 눈을 치켜뜬 욘이 슬그머니 쭈그려 앉았다. “왜 맞고 다녀.” “…….” 무슨 대답을 원하는 것인지 짐작이 안 가는 이상한 질문이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더 많이 때렸다. “…그리고 백작이 그 짓을 하는데 왜 가만히 있어? 입이 아니라 아랫구멍을 쑤셔도 얌전히 당하고 있을 거야?” 발갛게 상기된 예쁘장한 얼굴이 더욱 가까워졌다. 까만 눈이 반들거렸다. 그러곤 그 생김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뭐, 뭐, 내가 좋아서 가만히 있었냐?!” 낯부끄러운 매도에 소리를 빽 질렀다. 사람 머리통을 터져라 붙잡고 아픈 데를 쑤시는데 피할 수가 있어야지. 몸싸움이라도 할 각오로 덤볐으면 떼어낼 수야 있겠지만 상대는 주인님이고 나는 노예다. 아무리 멍청한 나라도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는 것쯤은 알았다. “솔직히 모르겠거든, 페이. 너는 항상 입으로만 우는 소리를 내니까 사실은 즐기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계속 들어.” 욘은 진심으로 의심스럽다는 표정이었다. “그때도 싫다고 울면서 냄새로는 날 유혹했잖아.” “아니, 난 그런 적 없다니까?!” 이 새끼는 대체 나를 어떻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