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5

2021 Words

예상치 못한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사실 따져보면 다를 바가 없긴 했다. 형과 그런 짓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끔찍했던 것도 맞다. “…….” 욘의 표정이 다시 낯설어졌다. 얼마 전에 봤던 표정과 비슷한가, 어쩐지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욘이 당황하자 나까지 덩달아 당황해서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 당연히 원하지 않았다고 말해야 하는데 열이 올라 위태롭게 서있는 욘이 한껏 동요하고 있으니 어쩐지 내가 못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피트랑 형은… 다르지.” 내가 말해놓고도 대체 뭐가 다르냐고 나 자신의 멱살을 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따지고 보면 평생 같이 자란 어린애를 덮친 쪽이 더 문제 아닌가? 하지만 가늘게 숨을 내쉬는 욘의 가련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대답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야 마는 것이다. “…나는 괜찮다는 거지. 밀란도 랭도 아닌 나만.” “아니, 괜찮다는 건 아니거든?!” 제정신이 아닌 듯한 욘의 눈앞에 손을 흔들며 외쳤다. 그 말이 어떻게 그렇게 되니, 갈수록 위험해지는 분위기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오랜만에 진심으로 수 이와 님이 그리웠다. “…너 때문에 머리가 아파, 페이.” 욘이 뾰로통하게 중얼거렸다. 사실대로 얘기하자면 험악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였는데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슬슬 헛것을 보나, 애꿎은 눈두덩이를 비볐다. “네가 그러고 가는 바람에 짜증이 나서 어제는 한숨도 못 잤어. 내가 지금 아픈 것도 너 때문이라고.” 욘이 자주 앓는 이유 대부분이 신경성이라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몸살이 나 때문일 줄은 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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