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감정을 묻는 건가?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새까만 눈이 빠르게 깜빡였다. 욘의 시선이 잠깐 먼 곳으로 흘렀다가 다시 돌아왔다. “나는 너에게 욕정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거야, 페이. 어쩌면 소유욕 정도는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연애 감정이라니… 그런 건 이상하잖아.” “…욕정을 느끼는 것도 이상하거든.” 이 미친 자식은 자기가 하는 말을 이해는 하고 지껄이는 것인지……. 내가 항상 형제의 정을 갈구하던 가엾은 업둥이였던 건 맞지만, 내가 원한 건 따뜻하고 포근한 가족 간의 우애지 이런 질척한 욕정이나 망측한 연정이 아니다. 골이 콕콕 쑤셨다. 예전엔 느껴본 적 없는 두통이다. 예전에는 머리 같은 거 안 써도 사는데 지장이 없었으니까. 어째 갈수록 나처럼 멍청한 놈뿐만 아니라 멀쩡한 사람도 감당 안 될 일만 벌어지는 것 같다. 가슴팍을 짓누르던 흰 손이 갑자기 꾸물거리기 시작했다. 손의 주인은 왜인지 잔뜩 심통이 난 표정이었다. 섬세한 생김새와 다르게 엄청난 악력을 자랑하는 손이 남의 가슴을 마구잡이로 주물러 댔다. “만지지 마. 그런 거 안 할 거야.” “왜?” 놀랍게도 고개를 기울이는 욘은 순수해 보이기까지 했다. “뭐가 왜야, 하면 안 되는 일이니까 그렇지…….” 미친놈이 너무 당당하니까 도리어 내가 이상한 건가 싶다. 주눅이 든 채로 웅얼거리자 욘이 입술을 비틀며 웃는 소리를 냈다. “하면 안 되는 일이라서 안 하겠다는 거야, 싫어서 안 하겠다는 거야.” “…….” 그런 건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나의 호불호를 떠나 그건 그냥, 말 그대로 금기였으니까. 나는 평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