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을 입히면 또 달아날지도 모른다. 꼴 보기 싫은 천 뭉치를 들어 바닥에 집어 던지자 페이가 헛숨을 들이켰다. 팔뚝을 붙잡힌 채 어정쩡하게 서있는 페이 녀석을 죽 훑어보았다. 축축하긴 하지만 거품은 다 씻어냈으니 이 정도면 되겠지. 탄탄한 가슴팍이 빠르게 오르내렸다. “젖통이 크네, 페이.” 이번엔 의도적인 희롱이었다. 곧게 뻗은 목과 각진 턱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을 감상하며 멀대 같은 동생을 잡아끌었다. “얌전히 따라와.” 손아귀에서 연신 꿈지럭대는 페이를 향해 쏘아붙였다. 슬슬 노닥거릴 여유도 없었다. 이제 와서 또 못 하겠다느니, 헛소리를 하면 나도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욘…….” 칭얼거리는 목소리에 얼굴이 절로 험악해졌다. 눈이 마주친 페이가 숨을 꼴딱 삼키는 게 보였다. 날카로운 눈꼬리가 애처롭게 축 늘어졌다. 아랫배가 묵직하게 당겨왔다. 무엇을 바라고 짓는 표정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이런 반응을 원한 건 아니었을 테지. “누워.” 침대를 향해 손짓하자 페이가 앓는 소리를 내며 꿈실꿈실 기어올랐다. “아, 안 아프게 해주면 안 될까?” 부끄러운지 베개에 고개를 처박은 페이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고개가 기울어졌다. 그때 아팠던 것일까. 질척하게 젖어서 쭉쭉 빨아들이길래 괜찮은 줄 알았는데. 침대에 올리자마자 저 늘씬한 다리를 벌려 박을 요량이었으나 아프다는데 어쩌겠는가. 아파하든 말든 욱여넣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지만―페이는 얻어맞을 때 그나마 귀여웠다―오늘은 저번보다 느긋하게 즐기고 싶었다. 그 오랜 시간 참아온 것에 비해 그저께의 기억은 감질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