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이 대낮에 자기 사무실로 호출한 사람을 대놓고 덮치겠어. 피트의 사무실은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았다. 꼭 피트 때문이 아니더라도 연결 다리가 있는 4층은 일하는 사람도 경비원도 많이들 돌아다닌다. ‘욘이 말한 거겠지.’ 그거 말고는 딱히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제발 별일 없었으면 좋겠다. 요즘 피트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미쳐가는 것 같아서 행동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어기적어기적 계단을 올랐다. 복도에서 노닥거리는 용병 몇이 뒤통수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어제의 난동으로 제법 미운털이 박힌 모양이다. * * * 동관 4층은 내 기대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드문드문 인기척이 느껴졌다. 여차하면 비명을 지르는 거야. 그럼 누구라도 와주겠지. 왠지 서글퍼지는 계획을 세우면서 한 발 한 발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 똑똑. “…들어와.”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마구 흥분해 있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는 걸까? 긴장하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피트가 무슨 민망한 소리를 해댈지 몰랐기 때문에 일단 문을 닫긴 했지만 여차하면 달려 나갈 수 있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호출하셨던데…….” 피트는 심지어 자리에 앉아있지도 않았다. 이 인간, 성에서 제일 바쁜 사람 아니었나? 일거리를 붙잡고 있어야 할 백작의 비서는 사무실 중간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갈색 눈이 음침하게 나를 훑었다. “페이, 아니, 도련님.” 역시나 지극히 사적인 이유의 호출이었던 것이다. 큰 발이 한 번 성큼 움직였다. 어깨가 움찔 움츠러들었다. “그렇게 부르지 마시죠. 아무리 잘해주신다 해도 비서님 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