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싫어요. 난 이제 당신을 좋아할 수가 없다고요.” 심란했다. 그냥 마음 편히 악당으로 생각했던 때가 훨씬 편했는데 쓸데없는 생각이 들어서는. 내 페로몬 때문인지 정말 그냥 성욕에 미쳤을 뿐인지는 몰라도, 피트가 그날 나를 강간하지만 않았다면 금세 전처럼 지낼 수 있었을 거다. 내가 피트를 속이고 식판으로 후려치기까지 하긴 했지만―정확하게는 욘이 했지만―진심으로 사과한다면 받아줄 사람이었으니까. 또 모르지, 긴 시간이 흐른 뒤에 우리가 진짜 친구가 됐을 즈음 피트가 고백을 해온다면 피트와 연애란 걸 하게 되었을 수도.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페이, 이건 너를 아끼는 어른으로서 하는 말이야. 욘과 그런 관계를 맺어선 안 돼.” 피트는 이제 거의 나를 껴안고 있었다. 이런 얘기를 피트의 입으로 듣고 있는 상황이 우습긴 했지만 말 자체는 틀리지 않아서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러니 도련님, 저는 앞으로도 도련님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읏!” 으스러져라 팔에 힘을 준 피트가 목덜미를 깨물었다. 아마 욘의 잇자국이 남아있던 곳이었을 테다. “미친 새끼, 당신은 그냥 좋을 대로 미친 거야.” 하나만 하라고, 하나만, 정말 내가 다 울고 싶었다. 약한 척으로 사람 마음 싱숭생숭하게 만들어놓고는 또 좆을 발딱 세워 문지른다. 거친 욕설에도 피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럴수록 더 싫어진다고!” 두툼한 혀가 목덜미를 지나 귓가와 뺨까지 쓸었다. 옷 밖으로 빠져나온 살갗을 모조리 핥을 기세였다. “이제 와 순하고 상냥한 척을 한다 해서 도련님이 제게 다시 웃어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