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1

2003 Words

시야가 환하다. 분명 저녁이어야 하는데, 아무리 조명을 켰어도 이 정도로 밝을 수는 없는데. “헉.” 상황 파악을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목덜미 근처에 푹 파묻힌 허연 얼굴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욘이 왜 여기 있지?’ 욘은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반쯤 허공에 뜬 채로 누워있는, 굉장히 이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좁은 의무실 침상에 다 큰 남자 형제 둘이 같이 잔 거다. 이 자세로 잠을 잘 잤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욘과 한 침대를 써본 게… 벌써 세 번째지만, 진짜 잠만 잔 건 처음이었다. ‘누가 보면 정말 사이좋은 형제인 줄 알겠어.’ 나는 뭐, 평소에도 아무 데서나 잘 자니 그렇다 치고 동화 속 공주님보다 예민한 욘이 이렇게 달게 자는 것은 정말 의외였다. 욘의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았다. 이런 짓은 욘이 잘 때나 할 수 있었다. 투명한 흰 뺨에 긴 속눈썹이 그림자를 드리웠다. 예쁘긴 진짜 예쁘다. “기분 나쁘게 쳐다보지 말랬지.” 욘의 눈꺼풀이 대뜸 올라갔다. 새카만 눈동자가 나를 비췄다. “깼어?” “네가 꿈지럭거려서.” 욘이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일으켰다. “…그때부터 계속 여기 있었던 거야?” 나를 깨우지 않은 것까진 이해가 가는데 왜 호화로운 자기 방 놔두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일까. 아픈 내가 걱정되어서? 욘이? 그럴 리는 없다. “…어쩌다 보니 잠들었어.” 욘이 웅얼거리며 제 통신기를 집어 올렸다. “생각보다는 일찍 깼군.” 욘이 나에게도 화면을 보여주었다. 오전 6시 40분, 기상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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