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4

2012 Words

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혀를 찼다. “왜 그래 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건 하는 게 좋지.” “이게 뭔데요?” “이와 성에선 정말 노예를 안 썼나 보네.” 백작이 즐거운 기색을 숨기지 않고 다가왔다. 변태 아저씨가 다가오면 반사적으로 뒷걸음질을 치게 된다. 슬그머니 물러서자 백작이 동네 꼬마 놀리듯 괴물 소리를 내며 달려들었다. “으악!!” 진짜로 놀래서 기절할 뻔했다. 다행히 백작이 나를 때린다거나, 덮친다거나 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철컥 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백작이 들고 있던 고리가 내 목에 장착되었다. 초커 비슷한 형태의, 가벼운 금속 장치였다. “대도시의 노예들은 보통 이런 인식표를 차고 다녀. 신원 조회도 안 되는 녀석들이 어슬렁거리면 주인 없는 노예로 취급돼서 납치당하는 일이 잦거든.” 정말이지 안드로이드보다 못한 취급이었다. “그 외에 위치 추적과 전기 충격 등 다양한 기능이 있어 주인이 사용하기에도 편하지. 당분간 하고 있어. 단말기는 이놈에게 맡길 테니.” 백작이 리모컨처럼 생긴 작은 기계를 꺼내 펠리페에게 던졌다. 표정이 상한 바나나처럼 썩어 문드러졌다. 이런 개목걸이를 찬 것도 끔찍한데 그 목줄을 펠리페에게 맡긴다니. “잠금 해제 장치는 내가 가지고 가니까 헛수고는 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 이 근처를 관광하는 것 정도는 허락해 주지.” 백작이 또다시 개를 쓰다듬듯 내 정수리를 매만졌다. 짜증 나 죽겠다. 늘 불길하게 느껴지는 보라색 눈에 웃음기가 담겼다. * * * 백작은 가장 넓고 호화로운―그래 봤자 모텔이라 욘의 방 화장실만도 못해 보였다―꼭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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