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5

2048 Words

그러나 웬만해선 자기 입으로 아프다는 말을 꺼내지 않는 형이 고통을 호소하니 심장이 내려앉을 정도로 놀라웠다. “왜, 어디가 아파.” 욘의 하얀 피부는 뽀얗다기보단 투명했다. 따지자면 대리석이 아닌 유리를 떠올리게 하는 인상이었다. 그 때문인지 어린 시절, 나는 욘이 언젠가 완전히 투명해져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걱정에 사로잡혔던 적이 있었다. 욘이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딘지 모르게 처연한 반응에 심장이 두방망이질 쳤다. “성기가 아파.” “…….” 순간 내 뇌가 고장 난 줄 알았다. “…뭐?” 욘은 진지한 표정이었다. 의심스럽기 짝이 없었지만 놀랍게도 나를 놀리는 게 아니었다. “그게 갑자기 왜 아픈데.” “며칠 전부터 몇 시간에 한 번씩 발기해.” “…근데?” 그런 사실은 별로 알고 싶지 않았다. 형제가 최근에 불끈불끈하다는 것을 누가 알고 싶을까. “내가 만지면 안 나와.” 욘이 눈살을 찌푸렸다. “…예전에 방 같이 썼을 때는 그… 잘했잖아.” 기억을 되짚어 최대한 이성적으로 대답했다. 나는 욘이 기둥을 훑던 소리까지 다 기억한다. 내 등에 대고 사정한 것도. “그때는 네가 도와줬잖아. 내가 말했지, 그전까지는 자위 같은 거 해본 적 없다고.” ‘성에 무지한 사람’ 하면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순진하고 부끄러움 많은, 때 없이 맑은 느낌의……. 하지만 내 눈앞의 남자는 그런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였다. 욘은 몹시 짜증이 난 것 같았지만 수치스러운 기색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네가 빼줘.” 뜸을 들이자 욘이 당당하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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