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을 건데, 아는 데 있어?” 모텔 출입문을 열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 모르는데. 음식 파는 데야 어디든 있겠지.” 펠리페가 대책 없이 대답하고 성큼성큼 앞서 걸었다. 제 나름대로 임무 중이라는 건지 쓸데없이 시커먼 전투복을 다 차려입는 꼴이 조금 못마땅했다. 멍청한 양아치의 등판을 보다가 시선을 옮겨 골목을 살폈다. 크게 봤을 때는 고향의 후미진 뒷골목과 비슷했지만 그보다 좀 더 삭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노숙자 몇이 길바닥에 늘어져 있었고 험상궂은 건달과 누가 봐도 약쟁이로 보이는 어린 녀석들이 길거리를 어슬렁거렸다. ‘험악하네.’ 이와령은 시골 마을에 가까워서, 후미진 곳이라 해도 이렇게 본격적으로 범죄의 냄새가 풍기진 않았다. 말로만 듣던 슬럼가의 풍경에 호기심이 일었다. “야, 저기 문 연 데 있다.” 이런 광경에 익숙한 것인지 펠리페는 주변에 눈길도 주지 않고 목적지를 가리켰다. “술집 아냐?” “식사 메뉴도 있는 거 같은데.” 자세히 보니 감자튀김과 햄버거가 창문에 그려져 있었다. 식당은 어디에나 있다는 펠리페의 말과 달리 골목길 내 시선이 닿는 곳엔 제대로 된 음식 파는 곳이 없었다. 대부분은 술집이었고 그 외로는 싸구려 모텔, 마약을 말아 파는 곳, 수상한 핑크색 또는 붉은색 간판이 번쩍이는 가게로 가득했다. “흠, 그래.” 펠리페가 고른 곳은 개중 가장 멀쩡한 곳이었다. 자신만만하게 걷는 까까머리를 따라 가게 문을 열었다. 가게 안은 한산했다. 식사 시간이 아니긴 했지만 이 거리 자체가 낮보다는 밤 시간 위주로 돌아가는 듯했다. 이 동네 주민으로 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