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남자의 숨결은 차갑고 강렬했고 미친 듯이 그녀의 코끝을 파고들었다. 약간의 니코틴 향과 함께 은은한 박하 향이 섞여 있다. 강허는 담배 향을 싫어했지만 그의 몸의 향은 매우 좋았다.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에 닿자 강허는 간지러워 뒤로 움츠러들었고 고개를 들자마자 끝없이 빠지게 되는 그의 눈동자와 마주했다.
그의 눈은 매우 이뻤다. 전형적인 봉황 눈에 입체적인 미골과 매서운 눈썹을 있었고 속눈썹은 찐하여 그 어두운 눈동자를 더욱 예리하게 돋보였다. 쳐다보면 일종의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차가웠고 누구에게나 냉담하며 분위기도 위험해 보이지만 강허는 그를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그녀를 두 번이나 구했기 때문이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왜...?"
그녀는 가려운 목을 만졌다.
연정효는 그녀를 흘겨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향이 좋아."
베란다 어둠 속에 숨어있는 연위1: 짐승아! 이 바보 성인 됐어?
베란다 어둠 속에 숨어있는 연위2: 도련님이 아직도 모태솔로이잖아, 그만 고르고 그냥 얘로 해.
베란다 어둠 속에 숨어있는 연위3: 여색을 가까이하지 않는다고 했잖아!
베란다 어둠 속에 숨어있는 연위4: 으악! 남자는 다 돼지 족발이야!
아래층에 외로이 서있는 조수: "복화술 좀 더 크게 해봐!"
그의 거리는 너무 멀어서 잘 들리지 않지만 위층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매우 궁금해했다.
강허는 고개를 숙여 향을 맡았다.
"보디워시 향이에요, 좋아하면 제가 선물로 드릴게요."
그는 보디워시를 선물로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연정효는 살짝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
"좋아."
연위들: 도련님! 정신 차려요!
입구에서 갑자기 강일성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생아! 괜찮아?!"
그러자 불이 켜지고 방안은 밝아졌으며 강허는 급히 일어나 거실로 들어갔다.
"오빠, 저 여기 있어요..."
그녀는 뒤에 있는 효 도련님을 설명할 이유를 찾고 있었다.
강일성은 이미 성큼성큼 걸어와서 물었다.
"그 사람은?"
"네?"
그는 바로 뒤에 있잖아요?
강허가 다시 돌아섰을 때, 비로소 거기에 서 있던 남자는 이미 사라졌다.
그녀는 재빨리 베란다로 다가가 아래를 바라보았다. 연정효는 군중 속에 서 있었다. 검은색 양복을 입고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그는 오늘도 여전히 검은색 셔츠에 빳빳한 옷깃에 그 아름다운 얼굴을 더욱 차갑고 날카롭게 돋보였다.
낯선 사람은 다가가지 못할 정도로 차디찬 분위가, 방금 베란다에 나타나 그녀의 볼을 꼬집은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군중 속에서 어떤 사람이 물었다.
"효 도련님은 어떻게 저기에 나타났습니까?"
연정효는 소매 단추를 정리하며 얼굴색을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달을 보려고."
"……"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지만 달을 보지 못했다.
그들은 잠시 침묵하다가 갑자기 어떤 사람이 손뼉을 치며 탄식했다.
"효 도련님은 역시 흥취가 고아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아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요! 그래요! 효 도련님 흥이 넘쳐요!!"
이런 아부는 정말 구리고 길어서 2층의 강허도 더는 들어줄 수가 없어 뭐라고 하려고 하는 찰나에 뒤돌아보니 오빠의 경계하는 눈빛을 보고는 또 바보인 척하며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인기척이 들려서 나와 봤는데, 무슨 일이 있어요?"
강일성은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괜찮아, 아무 일도 없었어. 케이크 먹고 싶지 않아?"
먹고 싶어요.
하지만 강허는 방을 나가고 싶지 않았다.
"내가 이따가 사람을 시켜서 가져다줄게."
그녀의 고민하는 눈빛을 보고 강일성은 말했다.
"고마워요, 오빠."
아래층의 효 도련님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아부하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때 강유도 비집고 와서 애교를 섞어 말했다.
"효 도련님이 제 생파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물까지 챙겨 주셨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요!!"
한마디로 간단명료하며 더욱이 많은 상상들을 떠올리게 한다. 방금 효 도련님이 잘못 들어간 것이 아닐까, 그가 원래 보고 싶었던 것은 강씨네 큰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