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아는 팔소매를 걷어올리고 끙끙 냄새를 맡았다. 난데없이 무슨 담향이 난다고 저러는 거지? 야진국의 사람은 후각이라도 발달한 건가? 그녀는 한강류를 보며 제법 섬세하게 자신의 옷에서 풍기는 향내를 맡아보았다. 최아는 전혀 향내가 나는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궁에 있는 다른 궁녀들이나 사용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었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강하익과도 같은 문인들도 제법 이런 물건을 사용한다는걸 상기해내고 무릎을 탁 쳤다. 나라의 공주로서 이저런 규칙이나 예법의 구속을 받지는 않았지만 되려 문인들은 자신의 품위를 과시하느라 종종 향내가 나는 물건들을 사용하군 했었다. 그렇다면 아까 강하익이 찾아왔을때 그 향내가 옮겨뭍은 것이로구나. 최아는 그렇게 생각했고 또 그대로 설명해주었다. “오늘 강하익이 찾아왔었는데 그때 향내가 묻은 거겠죠뭐.” “강하익? 그게 누구인데?” “나의 전선생님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거에요.” 그러나 돌아오는건 한강류의 강경한 회답이었다. “뭐라고? 어서 여기서 나가요!” “이제 금방 왔는걸요? 와서 차나 좀 마시자고요.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거에요?” “듣자하니 맘에 드는 사람들만 골라서 옆에 두는 습관이 있었다면서요? 그 사람들도 다 선생님이라고 그래요?” “누가 그딴 소리를! 이거 모함이에요, 부마님, 모함이라고!” “모함같은 소리 하고 있네. 서오의 여인네들은 이렇게도 수치를 모르다니!” ... 최아는 문앞에서 한강류와 막 말싸움을 해대고 있었다. 주위를 보니 아까까지 뒤따라오던 하인들은 보이지 않고, 입꼬리가 씨익 말려 올라가기도 전에 문밖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