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소문

1987

“그게 무슨 소리냐? 침대가 무너졌다고?” 최명은 하인이 한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되풀이했다. 그는 앞에 나와 보고하는 하인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고, 마지못한 하인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네, 그래서 부마님과 같이 아침 문안을 드리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최명은 할말을 잃고 계속 멍하니 넋을 놓고 있었다. 그때 옆에 있던 황후가 가볍게 기침을 했다. 황제폐하는 말없이 분노를 꾹꾹 참으면서 냉소를 짓고 있는 황후를 바라보았다. 진홍색의 외투에 금으로 된 고양이 눈 모양의 비녀를 꽂고 있던 황후는 화려한 차림새에도 불구하고 주름잡혀 있는 얼굴을 감출 수 없었다. 최명의 총애는 이미 열댓살의 기교작한테 넘어가 있었고 늙은 황후는 안중에도 없었다. 매번 갈라지듯 줄이 죽죽 가 있는 황후의 늙은 얼굴을 보면 최명의 눈살을 어느새 구겨져 있었다. 최명은 마음속의 혐오감을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 “황후,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셔서 그러는 겁니까?” 황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강보제희 부부가 화목한 건 좋은 일이지요.” 그녀는 긴 눈을 반쯤 감고, 마치 최명을 경멸하듯 주시하였다. 화목? 어떻게 들어도 황후의 말은 결코 달갑게 다가오지 않았다. 되려 마치 사람을 비웃는 것 같았고, 말 속에는 비아냥거림이 섞여 있었다. 최명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칫하다가, 곧 무언가가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는지 더이상 대응하지 않았다. 반면 황후는 진주를 손에 넣고 천천히 돌리었다. 진주알은 황후의 손에서 서로 부딪치어 “딱-딱-” 소리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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