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꽃 비녀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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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가 말을 계속 했다. “남 걱정도 참 팔자야, 너는. 됐고, 저번에 부탁한 일이나 어떻게 됐는지 얘기해봐.” 장완이 담배를 옆에 있는 작은 차색 선반에 놓았다. 단구로 물들인 두 손가락이 붉게 빛나며 최아의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어디서 났는지 웬 보도못한 얇은 종이를 슬며시 꺼냈다. 최아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장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종이를 들어 읽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장완의 설명을 들었다. “큰 노력을 기울여서야 비로소 사람들의 입을 열게 했다오. 하지만 너무 오래된 일이여서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지는 분간할 수는 없어, 이건 알아둬.” “분간할 수 있든 없든, 결국 수단에 달린 것이 아니겠어?” 최아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난 너를 믿어.” 장완은 이 말을 듣고 복록고를 한 모금 더 들이마시고 연기를 최아의 얼굴에 불어넣었다. 짙은 화장 너머로 젊었을 때의 좋은 기색이 여전히 보였지만, 지금은 마치 물 웅덩이에 떨어진 먹물처럼 흐려져 있었다. 꽃 비녀의 여인, 이 경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니. 최아는 한숨을 길게 쉬며 화제를 바꾸었다. “이런 음탕한 글들이나 그림들을 사람 시켜 널리 퍼뜨려라고. 그러면 따라서 추종자가 생길 거야. ” 장완은 맞장구를 쳤다. “야, 난 뭐 이러고 싶은 줄 알아? 어린 왕자님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도 못했는데... 원래는 당신이 결혼하는 날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근데 이게 뭐야?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고! 서역 사람들은 그의 외모를 보고 마치 밤하늘의 달처럼 아름답다고 전하더라.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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