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사람은 배대신의 친동생인 배원창이었다. 강하익이 궁에 들어가 최아와 함께 공부하기 전엔 배원창이 그 자리에 있었다. 다시 말해 두 사람 사이에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었다. 강보제희는 미남만 좋아하기 때문에 배원창의 외모도 당연히 손색이 없었다. 약관의 나이가 되었지만 풍채는 여전해서 마치 산들바람이 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만 당시 그는 어렵게 최아의 독서친구가 되었던 것이었다. 최아도 오랫동안 그를 보지 못해 그가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강류는 아무 표정 없이 최아의 어색한 표정을 훑어보더니 다시 시선을 방금 온 사람에게 돌렸다. 그는 이를 갈며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 사람도 네 독서 친구 중 한 명인 건 아니겠지?” 그러자 사람들의 얼굴색이 모두 달라졌다. 최아가 한강류에게 총명하다는 눈빛을 발사하자 한강류는 화가 나 얼굴색이 더욱 차가워졌다. 최아가 겁 없이 계속 말하려고 하자 배원창이 앞으로 다가왔다. 배원창은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오랜만입니다. 오늘 보니 제희께서 키가 좀 더 크신 것 같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최아는 신나서 물었다. “정말이야? 나 정말 키 컸어?” 그녀는 한강류의 안색을 보더니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예년보다 훨씬 키가 크신데, 신하가 제희께서 오랫동안 뵙지 못하셨는지 잘못 기억했습니다." 배원창이 온화하게 응수했다. '내 아내를 걱정해 줘서 고맙네.' 한강류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 옆에 있던 설강은 팔짱을 껴고 그들을 보며 깔깔 웃었다. 하지만 강하익은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잠깐 생각하더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