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회에서 원래는 남녀석을 분리할 생각은 없었는데 장완이 최아가 규칙 없다고 지적당할까 봐 커튼을 쳐서 좌석을 분리했던 것이었다. 지금 여자석에서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남자석의 청력이 좋은 도련님들은 신 도련님에게 다가갔다. 신상산도 익숙한 소리를 듣고 안색이 가라앉더니 장완의 궁녀가 다가오자 그도 황급히 뒤따라갔다. 여자석에 다가가기도 전에 금발소년을 발견한 그는 두 손을 모아 인사를 했다. “부마 님.” 한강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커튼을 걷어 그에게 들어가라고 눈치 줬다. 그는 들어가자마자 최여의가 옷과 머리가 헝클어진 채 훌쩍거리며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신상산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최여의를 보지 않고 앞으로 걸어가 인사를 했다. “제희 님, 무슨 일로 절 부르셨습니까?” 강보제희는 오랜만에 태자의 신하를 보았다. 그녀는 마음껏 즐기는 제희이고 신상산은 속세를 멀리한 맑은 등과도 같았다. 최아는 젊은 나이에 도모를 입고 자오관을 묶은 그를 보자니 안타깝기만 했다. 최아가 말했다. “신 도련님, 내가 당신을 부른 건 최여의와 이혼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부른 거야.” “그녀가 군주의 신분으로 당신에게 시집온 지 몇 해나 지났는데 내쫓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그녀는 부드러운 말투로 상냥하게 말했다. 한강류는 그녀가 이렇게 정색해서 말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그리고 지금처럼 누군가와 부드럽게 의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참지 못하고 커튼을 걷어 안으로 보았다. 그는 시력이 좋아 단번에 최아의 표정을 보았다. 그는 최아의 표정을 알 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