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꽃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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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가 이번 연회에 경도의 사람들을 초대한 건, 모란이 봄을 타면서 피어난 시기에 마침 어머니의 생신이 다가오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한강류가 비록 타지에서 데리고 온 인질라고 하지만, 자신의 사람이라는 걸 똑똑히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여의 때문에 그녀의 계획이 어긋나고 말았다. 최여의의 때문에 흥이 제대로 깨진 최아는 좋은 기분으로 밥 먹을 기분도 없었는지, 조용히 한강류에게 음식만 짚어줄 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기타 사람들은 누구도 최아의 심기를 건드릴 수가 없어 고개를 숙인 채 밥만 먹었고, 술을 권하러 나설 엄두도 내지 못했다. 정원에는 모란들이 앞다투며 피어났고, 붉게 피어나고 있는 꽃들은 빨갛게 하늘까지 물드릴 기세였다. 멀리서 붉은 모란들을 쳐다보고 있던 운지는 저도 모르게 속으로 의아했다. 오늘 원후의 기일인데 이렇게...... 아니지, 이 세상에 감히 우리 강보제희가 못할 일은 없지. 유독 그 아이를 예뻐했으니 무슨 짓을 한들 다 용서받을 수 있는 거고. 천가의 사람들은 그 점을 모를 리가 없었다. 차가운 얼굴로 생각하고 있던 운지는 갑자기 인파 속에서 쏘아오는 누군가의 시선을 감지했다. 그래서 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누구의 시선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 최아가 모란을 한번 보고는 그제야 눈썹을 올리 세우며 웃음을 드러냈다. 그녀는 꽃을 구경하며 옷을 갈아입고 돌아온 꽃처녀 장완에게 말을 걸어 사과를 표했다. “그 여인이 이곳까지 와서 사고 칠 줄 알았더라면 절대 초대하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 나한테 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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