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일편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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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 안의 사람은 이미 깊이 잠들었지만, 한강류는 팔 하나를 베개로 내어준 채 잠들지 못하고 돔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보제희는 사치하고 고급스러운 사람이다. 그녀는 별장에 와서 쉬는 일이 거의 없는데도, 여기 주 침실은 사치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천정은 무수한 은금실로 그림을 그린 후 그 안에 크고 작은 보석들을 박아 넣었는데, 그것이 어둠 속에서 찬란한 유광을 발산하며, 봉황을 비춰주고 있었다. 봉황이 날아올라 느릅나무에 웅거하니, 태양은 보이지 않고, 드넓은 산하가 웅장하다. 사향은 흩어졌지만, 공중에 박산향로가 있어 향이 짙었고, 붉은 장막이 안개에 가렸다. 이것은 서오 황실의 막대한 재력을 드러내는 것으로, 야진인들이 모래를 먹고 피를 마시고도 보지 못한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창살이 살짝 움직이더니, 딸깍하는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한강류는 꿈에서 깨어난 듯 가볍게 몸을 움직여, 잠든 이의 불평하는 듯한 웅얼거림을 뒤로하고, 침대에서 내려섰다. 벗은 몸으로 창가로 간 그는 종이 비단 같은 창을 열었다. 어두운 공중에서 도깨비불 같은 눈동자가 조용히 그와 눈을 마주쳤다. 한강류는 좀 전까지 제희가 베개 삼던 팔을 뻗었다. 새의 발톱이 천천히 왕자의 하얗고 고운 살결 위에 내려앉았다. 그것은 황금깃털을 가진 독수리였다. 한강류가 황금 안장 낙타를 타고 전쟁터를 누비는 동안 항상 데리고 다니던 독수리다. 독수리는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더니, 고개를 갸웃한 채, 어두운 파란색 눈동자로 주인을 쳐다보며 애교 부리듯 낮게 우짖었다. 독수리의 우짖는 소리에 한강류는 황급히 손을 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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