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핸드폰 소지가 금지 되어 있었기에 초선은 오후에 수업이 끝날 때마다 교무실로 가 동생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의 내용 대부분은 자신의 기분을 그대로 드러내는 내용이거나 사실을 묻은 것들이었다. 한번에 여러 개의 문자를 보내 놓고 교실로 돌아갔다가 수업이 끝나면 다시 교무실로 와 답장을 확인하고 다시 문자를 보내기를 수업이 끝날 때가지 반복한 초선이었다. 그러다 수업이 끝나고 야간자율학습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통화를 하면서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한 초선은 부모님이 자신에게 아주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불쾌함을 넘어 모욕감을 느끼고 있었다. 더군다나 항간에 떠돌고 있는 소문까지 들었으니 마음 같아서는 당장 집으로 달려가서 엄마한테 확인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야간 자율학습에서 빠질 수가 없었기에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자율학습이 끝나자마자 집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온 초선은 가뿐 숨을 몰아시며 현관문을 열었다. 그런 초선을 본 엄마는 늦은 저녁을 차려주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으나 가방을 던지듯 현관 앞에 내려놓은 초선은 좁은 거실로 들어서며 찬이를 발로 밀며 안방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잔뜩 화난 얼굴로 들어와서는 안방으로 들어가라며 저를 밀어내는 큰 누나를 흘겨보던 찬이는 책과 노트를 챙겨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밥도 먹지 않지 않겠다고 하면서 엄마와 마주 앉은 초선은 자신이 모르고 있는 것들을 하나도 숨기지 말고 전부 이야기하라며 엄마를 채근했다. 성질 급한 초선의 채근에 엄마는 아빠가 사채를 빌렸다가 낭패를 볼 뻔했던 이야기와 그 빚을 어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