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김수정,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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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잤는지 모르겠지만, 깨어났을 때 나는 거실이 아닌 내 침대에 있었다.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다가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향했다. 시계는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오래 잤을까? 그가 멜라토닌을 얼마나 많이 사용했을까? 병을 다 비운 걸까? 김수현을 깨우지 않으려고 조용히 움직였다. 나는 여전히 완전히 옷을 입은 상태였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내 방 옷장에 옷을 몇 벌 넣어 두었다. 그의 작업 시간이 지금은 규칙적이라고 했지만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여분의 옷은 그가 자는 동안 그의 방에 들어가지 않기 위한 나의 해결책이었다. 고양이 무늬의 잠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누웠다. 눈을 감고 잠을 자려고 할 때마다 이승훈이 나를 "사랑아"라고 부르던 순간이 눈앞에 번쩍였다.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3시 30분이었다. 아니, 이 두려움이 나를 사로잡고 있는 한 잠을 잘 수 없었다. 어느새 나는 김수현의 문 앞에 서 있었다. 우리는 룸메이트니까, 그가 잠시 나를 견뎌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수현씨? 수현씨?" 나는 그의 문을 두드리며 부드럽게 불렀다. 다시 두드리려던 찰나에 문이 열리면서 내 손이 공중에서 멈췄다. 그곳에는 총을 들고 경계하는 모습의 김수현이 서 있었다. "사랑아, 무슨 일이야?" "음, 그게... 무서웠어.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나는 두꺼운 고양이 무늬의 잠옷을 입고 있었고, 그는 그리스 신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속옷만 입고 서 있었다. 어둠 속에서 어떻게 이렇게 멋있어 보일 수 있을까? 그는 유혹 그 자체였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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