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이리의 무리 (1)-6

2044 Words

‘서로가 서로를 도와줬구나.’ 게제라스는 호수 마을의 빠른 안정화를 위해서 드낙의 명령을 피하고 싶었다. 정면으로 피하면 드낙에게 명분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돌아가서 피하려 한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집어서 기를 죽이기도 쪽팔리고.’ 하찮은 것으로 꼬투리를 잡으면 그것만큼 쪽팔리는 것이 없었다. 앉아있으면서 허리를 펴지 않았다고 3시간이 넘게 꼽을 준 상병신 새끼를 맞선임으로 둔 적이 있는 드낙은 그런 부분에서는 꼬투리를 잡아 기를 죽이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실레아의 경우에는 전투와 전쟁이 있어야지 두드러지는 공이 있었기에 환영했을 것이다. ‘내정에도 일정 지식이 있을 테니, 상단을 꾸리는 것은 시기상조라 여기겠지.’ “휴우…….” 드낙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오늘 드낙의 자존심을 적당히 세워주는 방법을 게제라스가 놓고 갔다. 그것이 보부상이었다. 명분 또한 있었다. 믿을 만한 상인을 직접 키우고, 그 손해에 있어서 보부상 정도의 피해만 입겠다는 것. 완벽하다. 하지만 드낙은 속이 아파옴을 느꼈다. ‘늑대도 이런 늑대가 없다.’ 알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추궁한다고 수긍할 자들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드낙은 그들이 필요했다. 문서 작업부터 코피를 쏟아야 하는 상황에 드낙이 게제라스를 쳐 죽일 수 있을 리 없었다. 세력을 일구기 위해서, 마법 물품을 펑펑 쓰며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혼자서의 힘으로는 무엇 하나 할 수 없었다. 마적 돌산을 빠르게 토벌한다고 했지만 보급의 준비부터 먼저 하고, 그다음에는 전략과 전술부터 조정한 뒤에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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