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고블린 연합 (2)-3

2037 Words
반절 정도가 죽거나 큰 부상을 당해서 움직이지 못했지만 나머지 반은 경상을 입은 채 시체를 방패로 삼았다. 화살의 수는 처음과는 다르게 크게 줄어들었지만 꾸준히 쏘아졌기에 발이 묶인 고블린 기병은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기병을 완벽하게 무력화한 것이다. 물론 200기의 기병 중에서 화살로 죽은 이는 고작 50기도 되지 못했다. 늑대 도노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숲의 경계에 숨어있었는데, 도노의 주위로도 늑대들이 잔뜩 숨어있었다. 이 늑대들은 도망치는 고블린들을 잡아 죽이기 위해서 매복을 하고 있었다. 순찰자들이 있는 쪽의 숲에 있었기에 도노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확히 그가 가야 할 곳은 고블린들 후방의 숲이었다. 나뭇가지 위에 있는 카이야가 눈을 반짝이면서 소리를 냈다. “까악!” 마치 도노와 늑대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모습처럼 보여서 도노가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카이야는 그런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작은 새가슴을 더욱 당당하게 부풀렸다. * * * 드낙이 고블린이 있는 곳으로 범(*)처럼 뛰어 들어갔다. 그 자세 그대로 우직하게 롱소드를 내려찍었다. 단순한 내려치기였지만 칠주(**) 중 강함의 묘리가 깃들어진 비전이었다. 기술로 쌓아 올린 탑! 수백 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불파겐 가문의 강력한 기본 비전이 세파리아스 불파겐의 전수로 드낙의 손에서 뿜어져 나왔다. 꽝! 퍼서석! 힘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 자세, 체중, 회전력, 원심력, 중력. 그 다양한 모든 것이 한 점으로 모였고, 고블린 전사가 들어 올린 가죽이 덧씌워지고 징이 박힌 방패가 수수깡처럼 단번에 박살이 났다. 퍼걱! 이어서 두개골이 쩍 갈라지며 피가 솟구쳐 올라왔다. 푸슛! 후두둑. 뇌수 조각이 주변으로 터져나 갔다. 멀리 있는 고블린 전사도 분수처럼 쏟아진 피를 볼 수 있었다. 킬 더 배틀의 효과가 시작되기 시작했다. 처음은 칠주(**)의 ‘강함의 묘리’로 단번에 고블린 전사를 죽였다면 그다음은 정교함으로 승부했다. “흡.” 소리 내어 숨을 들이켰다가 참은 드낙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려진 체감 시간이 현재 상황을 선명하게 인지하도록 도와주었다. 드낙의 눈에 시체가 바닥에 천천히 눕기 시작했고, 곳곳의 고블린 전사가 고함을 지르며 흥분했다. 피비린내가 사방으로 천천히 퍼져나갔다. 쉬익! 뱀처럼 휘어진 불파겐 가문의 가보(**), 드낙은 ‘탄력의 롱소드(Longsword of elasticity)’라 부르고 있지만 실제 그 이름은 ‘강철이 흐르는 강(Steel flowing river)’. 귀물(**)로 사용자를 가리는 검이라 불리고 있었다. 실제로 드낙이 세파리아스 불파겐의 찌꺼기를 받지 않았다면 그 검의 진실된 힘을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귀물을 이용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비전이 ‘엘라스티쉬 제스트렁(Elastisch Zerstorung, 탄력적인 파괴)’였다. 말 그대로 롱소드가 채찍의 특성을 가지게 하는 비전이었다. 서걱! 휘어진 롱소드는 고블린들의 무기를 뱀처럼 스쳐 지나가며 단번에 고블린 전사 두 명의 목을 긁고 지나갔다. 피가 뿜어져 나오며 고블린 전사의 몸이 경직되었고, 힘땅에 처박혔다.줄이 끊어진 것처럼 무릎이 꿇려지면서 머리가 그대로 “죽여라! 죽여!!” 곳곳에서 후방에 있는 고블린 전사들이 앞에 있는 고블린 전사를 밀어댔다. 진형이 가진 힘! 무너지기 전까지는 결코 후퇴를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진형의 진짜 목적 중의 하나였다. “쿠엑!” 제대로 무기를 맞대지도 못한 채 순식간에 세 마리가 죽어 나갔다. 두 걸음을 뻗어 나간 드낙을 덮치려고 옆에서 몸을 던진 고블린 전사의 턱이 드낙의 무릎에 부딪혔다. 빠각! 이빨이 부러져 나가며 피가 입에서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는 그것을 무시하고 거침없이 움직였다. ‘보다 더 정교하게. 더 강력한 공격력으로.’ 폭풍처럼. 중단세를 취하며 고블린 전사 두 마리의 목을 벤 것도 잠시 어깨 위로 양팔을 올렸다. 단번에 상단세를 취한 드낙이 크고 짧게 소리를 내지르며 단번에 대각선으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매서울 정도로 빨랐다. 드낙의 검술은 그 완성도가 매우 높았는데, 거기에 더하여 검은 꿈으로 보정을 받기도 했으며 체감 시간까지 느려졌다. 후웅! 당연히 무기를 들어 올린 고블린은 허무하게 허공을 휘적거렸는데 중단세에서 상단세로 향하는 움직임을 드낙이 자신을 공격하려는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성대한 헛스윙. 누군가에게서 빼앗은 대거를 쥔 고블린 전사의 어깨가 드낙의 내려 베기에 단번에 잘려나갔다. 팔이 회전하면서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끄아아아아악!!” 팔이 통째로 날아가며 균형이 무너져 옆으로 넘어진 고블린이 고함을 지르며 쓰러진 채 눈물을 쏟아냈다. 또한 방패를 들어 올려 드낙의 전진을 막으려 한 고블린은 내리쳐진 롱소드의 공격에 방패를 쥔 가드가 그대로 풀리면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양어깨 위로 올려진 팔에서 내리쳐지는 힘을 감당하기에는 근력이 부족했다. 드낙의 앞 발차기에 가드가 풀린 고블린의 턱이 그대로 올려쳐졌다. 그대로 뒤로 넘어진 고블린 전사는 뒤에 있는 고블린 전사가 강하게 밀자 그대로 다시 앞으로 엎어졌다. 무자비한 행위였지만 뒤에 있는 고블린 전사도 자신의 움직임을 방해할 상황에 놓이고 싶지 않았기에 한 행동이었다. “꺼으윽!!” 또한 드낙은 롱소드를 회수하면서 시야에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고블린 전사의 창을 쥔 손목을 잘라냈다. 연골이 그대로 베이면서 덜렁거리며 창을 쥔 손이 꺾였다. ‘어딜.’ 퍽! “억!” 드낙은 상단을 취했기에 몸을 바짝 낮추고 개처럼 근접한 고블린을 팔꿈치로 머리를 내려찍었다. 워낙 낮게 있었기에 드낙은 양 무릎을 동시에 낮춰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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