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도착, 진정한 시작-2

2019 Words

물론 때때로 현대인인 드낙이 시답잖은 인본주의(****)를 말해서 게제라스가 말을 길게 해야 할 때도 있었다. 전투에서는 아기도, 어린이도, 여자도, 늙은이도 거침없이 죽이는 드낙이었지만, 평상시에는 인자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전투에 있어서 큰 결심을 하고 나서기 때문이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숨과 적의 죽음이었다. 오직 그것뿐이다. 드낙은 그런 각오를 항상 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이번 토벌로 획득한 깊은 녹색 숲에 대한 권리에 대해서입니다.” 그 말에 케샤스가 미세하게 움찔거렸다. 둥근 언덕 마을에 대한 목줄이었으며 동시에 푸른 이리 케샤스를 비롯한 순찰자를 통제하기 위한 칼자루였다. “일단 당사자인 케샤스의 말부터 듣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케샤스는 드낙의 오만한 턱짓에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일어났다. 하지만 무인에다가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 않은 그가 바로 답변하기에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뭐라도 말해야 했다. “제가 아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깊은 녹색 숲에 대한 권리는 그날 싸운 모두에게 있으며 특히 드낙 님에게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둥근 언덕 마을의 사람들을 생각해 주십시오.” 말은 제법 길었지만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였다. ‘명예만 세우라는 소리로군.’ 그 공에 대해서 둥근 언덕 마을의 시민들에게 공고하고 입으로 전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그들을 생각하라는 소리는 그 권리를 이용해서 이익을 탐하지 말아달라는 소리였다. 당연히 드낙에게는 불편한 소리였다. 명분을 적당히 쥐면서 이득을 챙기고 싶은 게 드낙의 본심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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