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대산의 영물 (1)-2

2037 Words

“글을 읽을 때 단어 사전 같은 것을 봐서 그리 큰 힘이 안 될 텐데…….” “간단한 검수만 가능해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전산 시스템이 없는 세상이었다. 뭐 하나 잊거나 숫자 하나라도 틀리면 사달이 터지기 쉬운 시스템이었다. 게제라스가 저렇게 아군으로 들이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 것을 보니 드낙 또한 마음이 풀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양피지가 부족할 때면 땅바닥에 나뭇가지로 휙휙 긋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지독한 환경인 셈이다. “그럼 협력 체계를 추구해서 지배에 놓는 것이 좋다는 뜻이군.” “네. 아무래도 길이 끊겨있는 것으로 보아 자급자족을 하며 산 마을입니다. 그 텃세를 생각한다면 은혜를 베풀어 품는 것이 상책입니다.” 협박을 한다면 거세게 저항할 것이고, 죽여서 저항을 제거한다면 두고두고 뒤통수가 쿡쿡 찔릴 터였다. 거대한 힘이라도 자신의 가족을 죽이는 순간부터는 원수다. 원수가 아무리 강해도 칼날을 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성을 잃고, 가족을 잃은 자에게 남은 것은 그것 하나뿐이니까. 산골 마을은 그러한 경향이 특히나 심했다. 서로 상부상조를 워낙 하다 보니 모두 가족 같았기 때문이다. 텃세는 곧 서로의 유대감이나 다름없었다. 텃세가 강할수록 그 유대감은 이성을 뛰어넘는 아집으로 변하기 좋았다. 산골 마을에서 살아본 드낙이었기에 더욱 잘 알았다. 죽이는 게 능사가 아니었다. 작은 마을임에도 상황이 악화되면 바로 독립을 선언할 것이다. 이 세상은 이성보다는 감성이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가 융성한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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