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대산의 영물 (2)-5

2017 Words

처음부터 장정을 잔뜩 동원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드낙은 항상 을의 입장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갑으로서 행동을 하는 것에 힘들어하는 면이 있었다. 반면 그리언 또한 깃털 투구를 벗은 드낙의 앳된 모습에 당혹해하고 있었다. ‘스물도 채 안 되어 보이지 않는가!’ 그리언은 당황스러움을 표정으로 내비치지는 않았지만 온갖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마을의 우환을 내 손으로 직접 처리했으니, 받아야 할 것은 받아야 하지 않겠소? 그때 그렇게 큰소리를 쳤으니.” 드낙이 웃는 낯으로 말하자 촌장은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는 정말 대단히 죄송했습니다. 수백 년 동안 마을이 홀로 자립을 해서… 저도 모르게 욱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거듭 사과하는 모습에 드낙이 그를 용서해 주었다. 그래야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때 사과하지 않으면 부드럽게 사과하는 방법도 없었기에 촌장이 빠르게 먼저 처리를 한 것이다. “괜찮습니다. 당연히 자신의 마을을 생각하면 그렇게 반응해야지요.” 드낙은 충분히 그 마음을 이해했다. 어차피 산골 마을의 그 폐쇄성을 생각하면 유화정책으로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옳은 방법이었다. 촌장은 드낙이 원하는 말을 자신의 입으로 술술술 말했다. 사실 그것이 마을이 사는 방법이었다. 저들은 이미 호수에 마을을 지었고, 그 숫자는 자신의 마을 구성원의 4배가 넘었다. 굽히는 것이 옳았다. 그리고 철저하게 갑의 입장인 드낙이 부드럽게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으니 들어가는 것이 마땅했다. “세금도 매년 꼬박꼬박 내겠습니다. 또 농사철이 아니라면 노역도 하겠습니다.” “일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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